![지난 11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 네번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왼쪽 여섯번째)와 'AI LAB for startups' 개소 행사에서 '하나금융'을 상징하는 세레모니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729/art_16897268063037_cac330.jpg)
[FETV=권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SK텔레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을 콕 찍어 집중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금융회사와 이종 산업이 창업기업 관련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특정 분야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을 공들여 육성한 사례가 사실상 전무했다. 현재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혁신 창업기업 육성 '선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도전'은 새롭다는 평가다. 대형 금융그룹과 유망 스타트업과의 만남은 창업기업에게는 자금·성장 문제 해결을, 금융그룹에게는 협력을 통한 중장기적인 비이자이익을 안겨다 줄 수 있어 스타트업과 금융사 모두에게 이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11일 AI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SK텔레콤과 함께 'AI LAB for startups'의 문을 열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청년 창업기업을 육성 등을 담은 금융·ICT 동맹을 맺은 바 있다. AI LAB for startups는 AI 스타업만을 위한 공간으로, 국내 금융권 첫 시도다. 이번에 하나금융은 SK텔레콤과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1기'를 통해 15개 스타트업도 선발, 내년 1월까지 약 6개월 간 하나금융·SK텔레콤 및 벤처캐피탈의 멘토링·투자 검토, 하나금융·SK텔레콤과의 사업협력 기회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2015년 6월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신설, 은행권 최초의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를 세워 올해 14기까지 총 176개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다. 지난해 7월 AI 수면 분석 플랫폼 '에이슬립', 사이버 보안 솔루션 제공사 '티오리' 등이 하나원큐 애자일랩 13기 과정을 거쳐 지분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뤘는데, 특히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이번 AI LAB for startups 개소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촬영해 1년 만에 달성한 성장세를 짐작케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개소식에서 "AI LAB for startups가 AI 유니콘의 꿈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가진 인프라를 통해 AI 분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외 KB금융그룹도 스타트업에 힘을 싣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12일 'KB스타터스 싱가포르'를 통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국내 스타트업 10곳을 선정했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KB스타터스 싱가포르는 국내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기업에게는 KB금융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KB 글로벌 핀테크 랩'을 통해 법인 설립 컨설팅, 전용 사무 공간 등을 제공한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를 통해 혁신 창업기업을 육성해오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혁신 창업기업을 발굴해 성장 단계별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지난 5월 총 25개의 스타트업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227곳을 KB스타터스로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KB금융 계열사와의 협업, 전문가 컨설팅,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이 제공되고, 서울 강남에 위치한 320평 규모의 스타트업 전용 공간 입주 기회도 주어진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 국내 스타트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돕기로 했다. 신한금융이 '신한 퓨처스랩 일본'을 통해 글로벌 밸류업 프로그램 제공·투자 검토에 나서고, 중진공은 도쿄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현지화 진단을 지원한다.
신한 퓨처스랩 일본은 2016년 베트남,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신한금융은 앞으로 일본 외 다른 국가에서도 중진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와 협업을 확대해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육성·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참여 기업 14곳을 뽑았다. 핀테크, 플랫폼, 프롭테크, ESG 등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했는데,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의 실무자가 심사에 참여해 협업 가능성을 중심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했다. 선발된 기업들은 '디노랩 제1센터'에 입주, 1년 동안 무상으로 사무공간을 지원받는다. 또 우리금융 계열사와 사업협력, 기업투자설명회(IR) 대회를 통한 투자유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까지 디노랩을 통해 총 102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26건의 그룹 연계 사업협력을 진행했다. 총 83개사를 대상으로 956억원 규모의 간접투자 성과도 이뤄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금융캐피탈을 주축으로 그룹사 펀드를 조성하고 지난 3월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자회사로 편입, 스타트업과의 사업 협력과 투자 연계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