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기업결합 지연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이번엔 직원들간 기강 문제로 도마위에 올랐다.
13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최근 직원들 간 기강 문제를 꼬집은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승객휴식시점 승무원이 자리에서 담요를 덮고 있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됐는데 승무원이 대기 중 무릎에 담요를 덮은 게 문제의 원인이 됐다.
자신을 대한항공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주니어 승무원이 승객들 휴게시점에 스탠바이(대기) 도중 기내가 추워 무릎에 담요를 덮었다"며 "이후 지나가던 사무장이 그 광경을 보고 해당 승무원을 쥐잡듯이 잡았고 승무원 간 이간질 해 결국 왕따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견디지 못한 주니어 승무원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올라오면서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찬반으로 입장이 갈려 다투는 모양새다. 주니어 승무원 측은 "추워서 담요를 덮은 게 뭐가 그리 잘못이냐 칭칭 두르고 잔 것도 아닌데 꼰대들 그만해라"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시니어 승무원 측은 "승객 가시권에서 담요라니. 이게 맞는 건가? 세상이 변했다. 이러다 춥다고 패딩까지 꺼내입겠다. 유니폼 입는 직업이 이러는 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전직 승무원인 B씨는 "예전에는 맘에 안드는 승무원이나 일 못하는 승무원들을 비행 내내 혼내는 것은 기본이고 심할 경우 칠러나 화장실에 가두고 나오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며 "또 특별히 잘못한게 없었어도 톱 시니어 언니가 호출하면 가서 무릎 꿇고 혼나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직 승무원 C씨는 "나이가 어려도 선배면 언니라고 불러야 되는 문화가 있다. 항공사에는 2년제와 4년제가 섞여 있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이들에게도 언니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며 "하지만 어느 집단에나 이상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소수의 사람이 물을 흐리는 것일 뿐 최근에는 군기 문화가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