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GS칼텍스가 미국의 글로벌 정유기업인 쉐브론과 찰떡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쉐브론은 GS칼텍스의 지분을 50% 가량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2인방이 정유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양사의 사업 구조는 쉐브론 지주회사가 40%, 쉐브로 계열사인 쉐브로 글로벌에너지가 10%씩 총 50%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쉐브론이 GS칼텍스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이유는 짭짤한 배당금 때문이다. 쉐브론은 외국계 기업이지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외국인투자촉진법 때문이다. 쉐브론은 기획재정부의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거, 이익 배당금을 미국 현지로 송금받고 있다. 쉐브론이 GS칼텍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유업계는 대표적으로 빅 캐시카우(수익창출)를 창출하는 산업군으로 통한다.
가장 최근인 올해 1분기만 봐도 정유 사업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GS칼텍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1조8736억원, 영업이익 3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5844억원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의 경우 7744억원 가량 급락했다. 급락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수익군으로 통한다. 1분기 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7744억원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 수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유는 지난해 러·우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특정 시점의 이슈 변수)로 초대박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러·우 사태가 고유가로 이어지면서 정제 마진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작년 영업이익은 4조원에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의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를 터트렸다. 특히 실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쉐브론도 GS칼텍스와 마찬가지로 기뻐할 수 밖에 없다. GS칼텍스에 절반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에 배당금이 늘어난다.
GS칼텍스의 경영 방식은 쉐브론이 투자로 밀고 GS칼텍스는 이를 땡겨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최종 사업 관련 의사결정은 양사가 함께 동의를 얻어 진행한다. 양사의 공동 지분 관계 구조는 이렇다.
먼저 GS칼텍스는 GS에너지의 자회사다. 쉐브론은 GS에너지의 지분 50%를 갖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GS칼텍스의 지분 50%을 보유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GS에너지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쉐브론이 경영권한을 GS칼텍스에 위임했고, 쉐브론은 배당금을 챙겨가는 구조”라며 “또한 정기적으로 비상무이사를 쉐브론 인물에서 발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쉐브론의 재임 중인 2명(배덴허스트, 레일리)을 비상무이사로 영입했다.
이번 비상무이사 인사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영입의 주안점은 안전환경과 재무역량 전문가를 선정했다는 점이다. 배덴허스트 비상무이사는 쉐브론에서 보건안전 및 환경 부문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레일리 비상무이사도 쉐브론에서 금융 및 자산 회계책임자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