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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KG모빌리티, 에디슨모터스 인수하려는 까닭은?

전기차시장 입지 키운다…전기버스로 틈새시장 공략
인수 뒤 추가 자금 투입…속빈 강정이란 우려감 상존

[FETV=김진태 기자] 이제 막 기업 정상화 궤도에 올라탄 KG모빌리티가 수백억원의 돈을 주고 에디슨모터스 인수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쌓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읽힌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려운 만큼 전기버스에 강점이 있는 에디슨모터스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단 것이다. 다만 자동차업계 일각에선 에디슨모터스가 이미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 만큼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라 속 빈 강정이란 우려도 조심스럽게 고개들 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에디슨모터스는 KG모빌리티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이 28일인데 현재까지 KG모빌리티를 제외한 타 기업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까지 추가 인수의향서가 접수되지 않는다면 에디슨모터스는 KG모빌리티 품에 안긴다. 

 

KG모빌리티는 앞서 3월 에디슨모터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달 2일엔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하는 것을 말하는 데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응찰자가 없으면 기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 예정자로 확정된다. 현재 에디슨모터스의 인수의향자는 KG모빌리티다.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 인수에 나선 것은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KG모빌리티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토레스를 앞세워 흑자전환을 이뤘다. 하지만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약한 편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력인데 그간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 생산을 이어온 터라 이미 수년 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는 타 경쟁업체보다 기술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다소 약한 경쟁력을 보유한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인수로 이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가 타 경쟁사가 전기차 시장에서 주력하는 세단과 SUV 등과 다른 전기버스에서 강점을 지닌 것도 KG모빌리티가 이 회사를 사들이는 이유로 꼽는다. 이미 입지를 다진 타 경쟁사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기엔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틈새시장인 전기버스로 전기차에서의 기술력을 쌓고 실적도 올리겠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가 동남아시장 개척에 나선 것도 인수를 앞둔 에디슨모터스와의 시너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베트남의 푸타그룹과 현지 조립형 반제품(KD) 계약을 체결했다. 푸타그룹은 배트남 현지에서 자동차 판매와 더불어 여객운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은 향후 전기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곳 중 하나다.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면 푸타그룹에 전기버스를 납품하는 등의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당시 푸타그룹과의 계약 체결식에서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기존 버스를 친환경 버스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운영난이 심해 인수자금 외에도 추가 돈이 필요할 수 있어 자칫 돈만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하는 데 최대 6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KG모빌리티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올 1분기 기준 2200억원을 웃도는 만큼 인수자금은 충분하다. 

 

문제는 에디슨모터스의 운영난으로 인해 기업 인수합병(M&A) 이후에도 자금 추가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전기버스가 비싸 만들어도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에디슨모터스는 과거 태국형 전기버스를 출시하며 2020년 해당 국가에서만 연간 800억원(차 1대당 4억원)의 매출을 장담했다. 하지만 실제 매출은 ‘제로’에 그쳤다. 또 같은 해 인도에도 전기버스 수출을 공언했지만 수출 실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KG모빌리티가 보유한 모든 현금을 에디슨모터스에 쏟을 수 없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KG모빌리티는 내연기관인 토레스를 전기차로 바꾸는 전동화 작업을 펼쳐야한다. 또 전동화 행보와 함께 모빌리티에도 힘을 싣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야한다. 해당 부분에만 최대 수천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여유 자금은 상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KG모빌리티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을 이뤘지만, 흑자의 규모는 크지 않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시너지가 나는 부분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판로가 준비되지 않으면 자칫 돈 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