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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불안 여전한데...4대 은행, 금융자산 투자 1년새 23조 급증

1분기 트레이딩 목적 자산 110조 육박...'비이자이익' 확대 영향 
주요국 금융시장 불안 여전...투자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필요


[FETV=권지현 기자] 국내 4대 은행이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트레이딩 자산 규모가 1년 새 23조원 이상 급증해 1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 개선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이에 대형 은행이 투자 자산이 급격이 불어난 만큼 리스크(위험)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트레이딩 목적 자산은 총 109조69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6조4692억원)보다 26.9% 늘었다. 액수로만 1년 새 23조2284억원 불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으로, 3월 말 기준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레이딩 목적 자산'은 은행이 채권, 주식,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으로, 은행 트레이딩 부서는 이들 상품의 시장 가격을 예측해 거래를 통한 이익을 거둔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30조3295억원을 기록, 1년 전(21조663억원)보다 44% 치솟았다. 우리은행은 40.5% 뛴 24조5652억원이었는데, 지난 2019년 3월 말 8조6487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4년 만에 3배로 규모가 커졌다. 국민은행은 32.8% 증가한 29조6736억원이었으며,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소폭(1.8%) 감소해 25조1293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트레이딩 자산은 1년 새 평균 5조8071억원 증가했다.

 

대형 은행들이 트레이딩 규모를 키우고 있는 데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자 하는 계산이 깔려있다. 금리 인상 바람을 타고 핵심 이익인 이자 마진이 크게 늘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는 역으로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그대로 노출해 비이자이익 강화의 필요성을 키웠다.

 

문제는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은행들이 투자 자산 규모를 늘렸다는 데 있다. 이는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금융사에게는 이전보다 강도 높은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함을 뜻한다. 실제 4대 은행이 지난 1년간 사상 최대 규모로 트레이딩 자산을 늘리는 사이 기준금리는 1.25%에서 일곱 차례 인상을 거쳐 현 수준인 3.50%까지 치솟았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 상황은 주식시장이 반도체 경기개선 기대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하고 있고, 회사채·단기자금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안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이 긴축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통상 금리 인상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키워 주시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여겨진다. 

 

금융당국도 이런 현실을 우려하며 지난 20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금융회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의 향후 통화정책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라 향후 국내 금융시장 안정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금리 추이가 여전히 시장에 변동성을 주고 있다"며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던 때만큼은 아니지만 채권이 비교적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어 주식보다는 채권을 주시하며 트레이딩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