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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현대제철, ‘고희’ 맞아 글로벌 철강제국 꿈꾼다

현대家 숙원 ‘제철’ 이뤄…국내 철강사 수위권 ‘발돋움’ 
그룹 내 비중도 커져…현대차·기아·모비스 이어 4위

[FETV=김진태 기자] 2023년 6월 10일. 현대제철이 고희(古稀)가 되는 날이다.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기까지 3번의 실패를 맛봐야 했던 현대제철은 어느덧 70년 세월이 흐르며 국내 철강업계의 수위권을 다투는 유수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철강재 사용이 많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로 그룹내 비중도 커졌다. 현대제철은 이제 글로벌 철강시장을 호령하는 철강제국을 꿈꾸고 있다. 고희를 지나 상수(上壽)를 준비하는 현대제철이 가파른 성장세를 앞세워 '철강제국'의 꿈을 실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10일 창립 70주년을 맞이한다. 현대제철의 모태가 되는 기업은 대한중공업사다. 1953년 6월 10일 문을 열었다. 이후 철강사업을 염원하던 현대가에 1978년 인수되면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회사가 한보철강을 사들이면서 고로(용광로) 일관제철소가 완공된 직후 실적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실제로 20년 전인 2003년 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085억원, 4226억원이다.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고로를 완공한 2013년 당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5327억원, 7626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275.1%, 영업이익은 80.4% 올랐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현대제철의 성장세는 더 뚜렷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7조340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영업이익은 1조6164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작년 철강산업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태풍 피해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서의 위상도 수직상승했다. 여전히 업계 1위에 자리에 있는 포스코를 바짝 뒤쫓고 있다. 몸집에서는 아직 포스코에 비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면에선 추월했다. 작년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6062억원으로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 더 많았다. 

 

생산량을 기준으로 봐도 현대제철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제철의 조강 생산량은 연간 2184만 톤(t)이다. 태풍 피해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아 예년과 비교해 다소 떨어졌지만, 가동률은 포스코를 넘었다. 이 회사의 작년 가동률은 84.8%로 82.9%를 기록한 포스코보다 2% 가량 많았다. 가동률은 조강 생산이 실적으로 연결된 것을 뜻하는데 그만큼 사업 계획을 잘 세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철강재 소비가 많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큰 탓이다. 실제로 완성차 회사가 철강재까지 품은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제철의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자산도 쌓여갔다. 현대제철의 자산 규모는 36조를 웃도는데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를 제외하면 그룹 내 4번째다. 세계철강협회(WS)가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철강기업 순위(조강 생산량 기준)에서도 11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이 그룹 계열사에게 안정적인 공급망이 된 것도 그룹 내 비중을 높이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모든 완성차 회사가 주춤할 때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자동차 모델을 발표하며 판매를 늘렸는데, 현대제철이 전기차에 맞게 개발한 경량화 철강재가 두 완성차 회사의 실적에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이제 70살이 된 현대제철은 100년 철강사 준비에 한창이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한 새로운 방식의 쇳물 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철강사가 되기 위해선 저탄소 철강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이를 위한 세부적인 방침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다. 저탄소 철강 제품을 늘리고 친환경 이동 수단과 주거 공간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올 초 열린 전사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회사 창립 70주년을 맞는 올해를 “100년 제철소로 만들기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지속 가능한 철강사’가 되기 위해 강한 도전정신으로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