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예금금리 끌어올린 케이뱅크, 수익성 영향은

예대마진 감소에 1분기 NIM 하락...인뱅 건전성 악화에 '이중고'

 

[FETV=권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케이뱅크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높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과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나빠졌는데, 케이뱅크는 수익성까지 악화해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끌어올린 점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3월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 2.2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34%)보다 0.06%포인트(p) 내린 것으로, 인터넷은행 3사 중 NIM이 낮아진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2.22%에서 2.62%, 토스뱅크는 –0.21%에서 1.76%로 NIM이 개선됐다.

 

'순이자마진'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제한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에 원화, 외화, 유가증권 운용마진 등을 추가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케이뱅크가 올해 첫 성적표에서 이전보다 못한 NIM을 기록한 것은 예대마진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비용이 워낙 크게 늘어 수익이 무색해졌다는 뜻이다. 올 3월 말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은 2033.6억원으로 전년 동기(970억원)보다 109.6% 더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146.4억원에서 1004.9억원으로 586.4% 급증하면서 이자수익 증가분을 상쇄했다. 

 

이에 케이뱅크의 이자수익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작년 3월 말 15.1%에서 49.4%로 2배 이상(34.3%p) 뛰었다. 이 기간 토스뱅크가 104%에서 58.8%로 45%p 이상 크게 줄고, 카카오뱅크가 24%에서 41.9%로 18%p가량 증가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케이뱅크의 수익성이 후퇴한 데는 예금 금리가 1년 새 급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요인을 제외하고 수익성이 낮아지려면 예수부채에서 대출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려가 이자비용이 늘어야 하는데, 케이뱅크의 경우 예수부채 대비 대출자산 비중은 작년 3월 말 78.4%에서 올해 80.8%로 오히려 증가했다. '대출'이 부족해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케이뱅크의 3월 말 원화예수금 평균 금리는 2.67%로 전년 동기(0.69%)보다 1.98%p 크게 뛰었다.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큰 상승폭으로,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1.28%p, 0.77%p 금리를 올렸다. 예금 이자를 대폭 늘린 탓에 케이뱅크는 역시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원화예대금리차도 역성장했다.  

 

이에 케이뱅크가 앞서 추진한 '파격적인' 금리 정책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코스피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순익개선을 위한 도구로 예금 금리 인상을 선택, 단기간 내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예·적금 금리를 끌어올렸다. 은행들이 가장 낮은 금리를 주던 파킹통장에 예금 금리와 맞먹는 연 3% 이자를 지급했으며, 정기예금에는 적금 금리에 버금가는 연 5%를 제공했다. 

 

높은 예금 이자가 케이뱅크의 수익성 발목을 잡은 만큼 케이뱅크가 올해 예대마진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결국 유가증권시장 도전을 철회했지만 지속적으로 준비해 다시 도전한다는 방침이어서 케이뱅크에게 금리 조정을 통한 수익성 확대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서호성 행장도 이를 인지, 지난달 12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성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서 행장은 "올해 1분기는 선제적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면서 "이익 체력이 다져진 만큼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