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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강조했는데...농협은행 '연체율' 증가

연체율·NPL비율, 5대 은행 중 최대폭 악화...0.3%대, 대형은행 '유일'
대출 확대 속 리스크관리 부진 영향...상·매각 등 연체율 개선 나서야

 

[FETV=권지현 기자] NH농협은행이 대형 은행 가운데 건전성 지표가 가장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정교한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으나, 석 달 만에 '연체율 최대폭 상승'이라는 오명을 썼다. 오는 9월 코로나19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은행 연체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건전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3월 말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 0.3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0.19%)보다 15bp(1bp=0.01%p) 치솟은 것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농협은행 연체율 오름폭은 다른 대형 시중은행의 2배를 웃돈 것으로, 농협은행은 대형 은행 중 유일하게 0.3%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9bp 오른 0.28%였으며, 국민은행은 8bp 상승해 0.20%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bp, 7bp 올라 0.27%, 0.23%를 보였다. 

 

 

농협은행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비중(NPL비율)도 가장 크게 뛰었다. 농협은행의 3월 말 NPL비율은 0.30%로 1년 전(0.23%)보다 7bp 악화됐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은행은 3bp 올라 각각 0.23%, 0.28%였으며, 하나은행은 반대로 3bp가 개선돼 0.21%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전년과 동일한 0.19%였다. NPL비율 역시 대형 은행 중 농협만 0.3%대를 나타냈는데, 이는 2021년 9월 말(0.30%) 이후 6분기 만에 자체 최고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연체율이 1년 새 크게 오른 것은 대출 영업을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3월 말 총여신액은 291조9172억원으로 전년 동기(277조4625억원)보다 5.2% 증가했다. 5대 은행 평균(3.6%)보다 높은 수준으로, 덕분에 총여신액은 290조원을 돌파해 다른 대형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액이 두 자릿수로 급증하는 부작용 역시 떠안았다. 3월 말 농협은행의 고정이하분류여신액은 8668억원으로, 1년 전(6364억원)보다 36.2% 뛰었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농협은행보다 대출 영업을 늘린 하나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총여신액이 6.5% 늘었으나 고정이하여신금액은 7150억원에서 6810억원으로 오히려 4.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리스크 관리는 올해 초 취임한 이석용 행장이 강조한 것이란 점에서 이번 성적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5가지 경영 방향을 밝히면서 "정교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력 강화"를 다짐한 바 있다.

 

연체율, 특히 NPL비율이 높을수록 돈을 회수하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농협은행이 건전성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는 고금리, 고물가로, 영세 중소기업은 인력난과 원자재값 폭등,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오는 9월이면 코로나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높은 연체율은 향후 리스크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향후 적극적인 연체채권 상각, 매각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연체 발생 방지와 조기 정상화를 위한 직원 교육 강화, 연체 진입 방지를 위한 연체 예정 채권 모니터링 강화 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