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중국의 빈자리를 채울 국가로 베트남과 이 부각되면서 베트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미중 통상 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국가는 대만과 베트남이었다. 각각 9.7%p, 7.3%p 상승했다.
반도체를 빼놓고 보더라도 미중 무역분쟁은 베트남에 호재다. 베트남은 중국과 가장 인접해 있으면서도 1억명에 달하는 노동력과 더불어 저렴한 인건비를 자랑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 중국 러시가 시작되면 베트남 직접투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최근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 레고, 코카콜라 등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에 위치해 있던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급망 재편뿐만은 아니다. 베트남은 전 세계적 저성장 추세 속에서도 지난해 8%의 경제성장을 이뤄냈고 올해는 약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제약이 심화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탈중국 중심 니어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는 공급망 재편 흐름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 투자가 이어지게 하는 등 신흥국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에 상장된 베트남 ETF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와 ▲ACE 베트남VN30(합성)이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신흥국MSCI(합성 H) 역시 베트남 관련 종목을 일부 포함한다.
2022년 11월 11일부터 2023년 5월 11일까지 최근 6개월간 수익을 보면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는 22.23% ▲ACE 베트남VN30(합성)은 13.48% ▲ARIRANG 신흥국MSCI(합성 H)는 7.18%를 기록했다.
타 신흥국 관련 ETF와의 수익률 비교에서도 앞선다. 신흥국 관련 ETF인▲ACE 멕시코MSCI(합성)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KOSEF 인도Nifty50(합성) ▲ARIRANG 신흥국MSCI인버스(합성 H)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중 ARIRANG 신흥국MSCI(합성 H)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최근 6개월간 17.7% 상승한 ACE 멕시코MSCI(합성)뿐이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베트남은 고급 정보기술(IT) 인력들의 낮은 임금 수준과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중국을 대체할 신흥국으로 꼽힌다”면서 “고성장 경제, 탄탄한 내수 시장, 10년래 가장 낮은 주가수익비율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 베트남 투자 적기”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 등 금융권 불안요소와 경기 침체 등 위험요소가 잔존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신흥국에서 대규모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을 견인한 주요국의 금리인상 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신흥국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최근 은행 불안의 확산 또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신흥국 자금 흐름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