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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주담대 금리...뛰는 ‘은행 연체율’ 해법될까

5대은행 연체율 1년새 0.09%p 올라...가계·중기대출 상환 지연 
주담대 금리 내림세...연말 가계·중기 부담 감소, 연체율 개선 가능성

 

[FETV=권지현 기자] 코로나19 이후 3년간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로 눌러왔던 빚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는 9월 코로나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의 연체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이 은행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평균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2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0.17%)보다 0.09%포인트(p) 오른 수치다.

 

연체율 상승은 가계가 제때 빚을 갚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가계 연체율은 중소·대기업 연체율을 웃돌았다. 이들 4곳의 3월 말 평균 가계 연체율은 0.24%로 전년 동기(0.14%)보다 0.10%p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0.12%p 뛴 0.27%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은행은 0.10%p 오른 0.24%였다. 신한·하나은행은 동일하게 0.09%p 상승해 0.26%, 0.20%를 기록했다. 

 

 

가계 연체율은 가계대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급등한 탓이다. 국민은행의 3월 말 모기지론 연체율은 0.25%로 전년 동기(0.13%)보다 0.12%p 상승, 2년 만에 처음으로 0.20%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06%p 올라 0.14%를 기록, 2021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 연체율만큼 오르진 않았지만 중소기업 연체율도 전체 연체율을 밀어올렸다. 은행 4곳의 3월 말 중소기업 평균 연체율은 0.30%로 전년 동기(0.24%)보다 0.06%p 올랐다. 같은 기간 대기업 연체율이 평균 0.09%에서 0.04%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올 9월 코로나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금융사들의 연체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의 올 1분기 대손충당금은 총 1조7338억원으로, 작년 1분기(7199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낮아진 주담대 금리가 연체율 상승세를 멈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주담대 금리가 내리면 가계는 원리금 부담을 덜 수 있고, 건설사 하청업체 등 중소기업들은 분양 등 건설 경기가 나아져 이전보다 좋아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은 올해 말로 갈수록 주담대 금리가 하락 효과가 실거래 경기 호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4.40%로, 한 달 새 0.16%p 내렸다. 기준금리 인상이 한창이던 작년 8월(4.35%)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담대 금리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3월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3.56%로 지난 12월(4.29%)대비 0.73%p 내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금액 규모가 신용대출보다 훨씬 크고 매월 원리금을 납부하기에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주담대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 가계대출 연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내리면 취약 가구·중소기업의 부담이 완화돼 은행 건전성이 지금보다 좋아질 여력이 생긴다"면서 "중·저신용 대출에서 발생하는 연체율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