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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외치던 하나금융 함영주, 은행·배당 이겼다

1분기 은행 '리딩뱅크' 수성, 주당 600원 '통 큰' 배당
비이자이익 확대 결실...증권 등 비은행 강화는 과제

 

[FETV=권지현 기자] "취임 일성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국내에서도 최고가 아닌데 어떻게 아시아 최고가 될 수 있냐고 비웃었을지 모릅니다. 불가능은 없습니다. 해보지 않았을 뿐, 못 할 일은 없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활짝 웃었다.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 1등을 차지한 데다 통 큰 배당을 통해 주주들의 마음도 시원케 하면서다. 함 회장은 지난 1월, "불가능은 없다"며 '1등'을 향한 염원을 가감 없이 드러낸 바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 1분기 1조102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9024억원)보다 22.1% 증가한 규모로, 하나금융이 1조원이 넘는 분기 순익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은행 성적이다. 하나은행은 1분기 순익 9707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 그룹 전체가 달성한 순익보다 700억원이나 더 거뒀다. 1년 새 45.5% 급증한 규모로, 작년 1분기 하나은행 순익이 7000억원을 밑돌았음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전체 순익에 이은 두 번째 '리딩뱅크' 달성이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은행은 동일하게 9315억원, 우리은행은 8590억원을 기록했다.

 

1등 은행 비결은 '비이자이익'이었다. 비이자이익 핵심인 수수료이익이 퇴직연금·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지난해 1분기 2054억원에서 올해 2344억원으로 14.1% 늘었으며, 특히 매매평가이익은 외환매매이익과 유가증권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되면서 1184억원에서 2575억원으로 117.5% 급증했다.

 

이는 그룹의 비이자이익이 불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나금융의 올 1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2.9% 증가한 7788억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은행, 금융지주는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힘써왔기에 이번 실적은 더욱 의미가 크다. 

 

 

배당도 눈에 띈다. 2005년 지주사 설립 후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결정, 한 주당 600원씩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하나금융보다 3000~4000억원가량 순익을 더 거둔 KB금융(1조4976억원)과 신한금융(1조3880억원)이 분기배당금으로 각각 510원, 525원을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큰 금액이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 선제적으로 주주환원책을 펼쳐왔다. 현재 하나금융 주주는 71%가량이 외국인이며, 국민연금공단(8.78%), 블랙록(6.19%), 더캐피탈그룹(5.08%)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만에 은행 실적과 배당에서 고객·주주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함 회장이지만 과제도 있다. '은행밖에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공을 들여야 한다. 함 회장도 이를 인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증권, 캐피탈, 카드 등 하나금융의 비은행 핵심 세 부문 가운데 1분기 1000억원 이상 순익을 거둔 곳은 전무하다. 하나증권 834억원, 하나캐피탈 656억원으로 은행 뒤를 이었으며, 하나카드는 20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생명은 직전 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리딩금융'을 두고 경쟁하는 KB·신한금융이 각각 증권·손해보험, 카드·증권·생명보험 등에서 1000억원 이상 순익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