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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말고 이젠 ‘네이밍’이 경쟁력”

인터넷·지방은행 중심으로 이색 '상품명' 경쟁
금리 하향세 속 아이디어로 10~20대에 어필

 

[FETV=권지현 기자]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소비자로 떠오른 10~20대를 잡기 위해 은행들이 이색 네이밍 대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로 한차례 불꽃 튀는 경쟁을 했다면 이제는 상품 이름과 재미를 내세워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모습이다. 

 

이는 예적금 금리 하향세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터넷·지방은행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고령층 소비자들도 상품의 특징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이름을 짓는다면, 인터넷·지방은행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뇌리에 남는' 네이밍을 선택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 금리 연 2.0%를 제공하는 '최애적금'을 출시했다. 이름은 '적금'이지만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이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최애)가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배우가 SNS에 개인 사진을 올리면 1000원, 기부에 동참하면 5000원을 저축하는 등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 기록과 함께 통장에 돈을 쌓는 방식이다.

 

이른바 '덕질을 통해 금융 습관을 들인다'는 콘셉트로, 팬덤 기반인 수신 상품을 선보인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아기 적금, 야근 적금 등 이색 기록통장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영림 카카오뱅크 시그니처캠프 SO(서비스 오너)는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26주적금, 저금통 등 기존 금융 상품을 디지털로 재해석한 독특한 상품을 통해 고객 일상에 가까이 존재해왔다"며 "최애적금과 기록통장으로 다시 한번 고객에게 금융의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굴비 적금'을 내놓았다. 일명 '자린고비 적금'이 될 뻔했다던 이 적금은 출시 2일 만에 누적 계좌 6만좌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이 매번 적금 계좌로 입금할 때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굴비가 바닥에 놓인 밥상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5번씩 저축할 때마다 굴비가 밥상에 도달하고 반찬을 추가할 수 있다. 자주 저축할수록 풍성한 밥상을 누리는 재미가 있다. 금리는 연 최고 5.0%로, 만기는 6개월이다. 앞서 토스뱅크는 또 다른 이색 네이밍과 동물을 키우는 재미를 결합한 '키워봐요 적금'을 통해 소비자에게 한차례 눈도장을 찍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굴비 적금에 다양한 재미 요소를 결합해 돈을 모으는 과정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어 보고자 했다"며 "고객들이 보다 즐겁게 금융을 이용하고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부자씨 적금'을 출시, 새봄을 맞아 부자되는 씨앗을 품고 이를 목돈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부자씨 적금은 적금과 예금을 혼합한 상품으로, 적금 만기 해지 후 원리금이 자동으로 '하나의 정기예금'으로 재예치된다. 적금은 최대 연 4.5%, 예금은 연 3.8%를 제공한다.

 

하나은행 리테일상품부 관계자는 "이번 '부자씨 적금'은 작은 씨앗이 쑥쑥 자라나는 나무로 클 때까지 목적자금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올해 은행권 첫 적금을 내놓으며, 이름을 '토닥토닥 적금'으로 정했다. 새해를 맞아 모두의 자산관리를 응원한다는 의미다. 월 5만원부터 100만원까지 정액 또는 자유적립식으로 최대 3년 만기로 가입할 수 있다. 1년제 기본금리는 정액 연 3.5%, 자유적립식이 연 3.3%이며, 최고 연 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광주은행은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기념해 이달 '순천만정원 적금'도 선보였다. 10년 만에 열리는 박람회인 만큼 지역 은행의 특징을 담아 적금 이름에 '순천만정원'을 넣었다. 박람회가 문을 닫는 10월 31일까지 가입 가능하며, 월 납입금액 10~100만원에 최고 금리 연 4.5%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