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회사 이름을 바꾸고 재도약에 나선 포스코이앤씨의 빚이 1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이 늘면서 덩달아 이자 비용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포스코이앤씨의 자금력이 넉넉한 데다 당장 갚아야 할 부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뿌 아니다. 포스코이앤씨의 매출과 수주 잔고 등이 일제히 우상향한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는 요인중 하나다. 다만 공사로 인한 손실 규모가 커지는 점은 포스코이앤씨가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한 포스코이앤씨가 늘어나는 공사 손실 규모를 줄이고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차입금은 1년새 4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2021년 8263억원이던 차입금이 지난해 1조2330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유동부채에 속하는 차입금은 이 기간 4000억원대에서 7000억원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동부채는 통상 1년내 단기로 사용하는 채무를 말한다. 단기로 빌리는 부채이다 보니 이자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이자 부담도 커진다.
포스코이앤씨가 유동차입금을 대폭 늘리면서 이 기간 이자 비용은 212억원에서 311억원으로 46.6% 급증했다. 이자 비용이 늘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중 하나다. 다만, 업계에선 포스코이앤씨의 늘어난 이자 부담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자 비용의 증가폭은 크지만 증가한 이자 비용이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실제로 일부 타 건설사의 경우 이자 비용에만 수천억원을 내는 곳도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현금이 넉넉하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포스코이앤씨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1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융자산까지 더하면 포스코이앤씨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2조원대로 불어난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동성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부채의 만기가 도래할 때 차환을 선택할 수 있지만, 언제든지 상환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곳간이 두둑한 셈이다.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대비 올해 갚아야 할 채무 부담이 적다는 점도 호재중 하나다. 현재 포스코이앤씨가 발행한 회사채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주식회사 포스코건설 제60회 무보증사채’다. 오는 9월 1일이 만기일이다. 규모는 900억원이다. 내년 1분기엔 1400억원에 대한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이를 더해도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현금을 생각하면 회사채 만기에 대한 부담은 적은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9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2020년 당시 매출이 7조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새 2조원 넘게 매출이 성장한 셈이다. 이 기간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잔고는 31조7140억원에서 38조6895억원으로 7조원 가량 증가했다.
다만 공사로 인한 손실이 늘어난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포스코이앤씨의 공사손실충당부채는 2021년에만 해도 298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712억원으로 1년새 2배 이상 급증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손실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말한다. 공사손실충당부채의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은 손실이 발생하는 공사현장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1년 만에 차입금이 크게 늘었지만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현재 보유한 현금이 많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