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글로벌 최대 수출입 전문 해운회사 HMM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최근 구체적인 매각방안을 놓고 진도의 속도가 다소 더딘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HMM이 매각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건은 몸값이다.
최근 해운업계 경영 시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제 해상 운임료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매각 몸값이 10조원으로 추산 전망을 최근 절반 가량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의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HMM의 매각 인수 물망에 후보군이 HD현대중공업그룹, LX그룹, SM그룹 등 6곳 정도 오르락 거리고 있지만 여전히 소문만 무성하다. 이는 다시 말하면 본격적으로 HMM 인수에 뛰어든 기업들이 아직은 확실치 않다는 점과 일맥상통하다.
또 한 가지 숙제는 최종 매수자를 찾았을 경우 HMM을 어떤 방식으로 매각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현재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다. 양 기관이 전체 HMM의 지분을 40% 가량 소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방식) 주식과 영구채(원금상환없이 이자만 상환)를 함께 파는 것이 최선이지만 인수자의 부담이 커진다. 역으로 영구채를 남겨두면 산업은행이 다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가 내놓은 현실적인 방법은 구주를 먼저 팔고 영구채의 향후 주식으로 전환 및 처분 시점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최종 인수자간 주주계약을 정하는 방법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이는 최종 인수자의 HMM의 경영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에 합리적이다는 판단이다.
앞서 지난 10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HMM 매각 주관사단(삼성증권)은 매각 착수회의를 가졌다. 본격적으로 HMM 매각 성공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 보자는 취지로 한 것이다.
해운업계에선 구주를 먼저 팔고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내놓을 구주는 약 40%인데 현재 시장 가격만 5조원 가량으로 본다.
문제는 여전히 몸값이 만만치 않게 높다는 점이다. 과연 5조원 몸값을 가진 HMM 인수에 어느 대기업이 뛰어들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HMM 두 회사를 대상으로 발행한 영구채 금액만 2조6800억원에 이른다. 구주 시가와 더불어 영구채권까지 인수한다고 하면 거래 규모가 5조원에 더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HMM의 주가는 변동될 수 밖에 없고 그럴경우 시가총액(시총)도 달라진다. 따라서 HMM의 현재 몸값을 정확히 평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서 더 쉽지 않은 일은 최대주주 복잡성이다.
HMM 최종 인수자 지분 약 40%를 가량을 인수하더라도 산은과 해양공사가 가진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다시 지분 5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핵심은 영구채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가 관건이 된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가진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두 회사가 다시 지분 5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인수자 입장에선 구주를 인수한 실익이 사라지게 된다. 이번 HMM 매각에서는 영구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해운업계에선 산업은행이 영구채를 일정 시기와 조건에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원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민영화 성공을 위해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산업은행이 영구채를 인수자에 넘길 수 있는 권리조건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