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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거나 늘리거나”...은행은 지금 ‘초(超)의 전쟁’

'초단기·장기, 지금 당장' 등 상품 출시 잇따라
긴축 속 확실하고 더 빠른 이익 좇는 세태 반영 

 

[FETV=권지현 기자] '즉시 이자 지급, 만기 1개월짜리 초단기 적금, 최대 50년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최고 10% 초고금리 적금...'

 

이전엔 볼 수 없던 은행 상품들로, 이들은 기존 상품의 만기나 금리를 대폭 조정해 '초단기' '초장기' 수식어를 달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은행권 '초(超)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제로(0) 금리' 유동성 파티와 '첫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등 전례 없는 긴축을 연이어 지나면서 금융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자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펼치고 있는 새로운 경쟁 모습이다. '금융 트렌드'는 금융상품 이자와 만기 등을 이전보다 꼼꼼히 따져 나에게 확실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 '빠르게' 각인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좇는 현상으로 대변된다.

 

토스뱅크는 최근 은행권 첫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선보였다.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받을 수 있기에 고객은 이자를 받기 위해 만기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받은 이자는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출금이 가능해 또다른 투자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금리는 연 3.5%이며, 맡길 수 있는 금액은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다. 예치 기간은 3개월 또는 6개월이다.

 

사실 이 상품은 이자 지급 주기를 앞당겨 한차례 주목을 받은 토스뱅크가 내놓은 후속작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월 은행권 처음으로 파킹통장에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1년 동안 300만명에게 2700억원가량 이자를 지급했으며, 고객 분포는 20~40대 외에 50대 15.4%, 10대 11%, 60대 5.5%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1년간 총 1억5000만회 이상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눌렀는데, 토스뱅크가 1년 만에 얻는 이러한 결과는 그간 소비자들이 빠르고도 이익이 확실한 상품을 얼마나 원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적금 만기를 대폭 앞당겼다. 각각 한 달짜리 적금을 내놓았으며, 최소 금액도 1000원으로 낮췄다. 국민은행은 오는 12일 'KB 특별한 적금'을, 하나은행은 7일 '하나 타이밍 적금'을 선보인다. 국민은행은 이자 최고 6.0%를 주며, 1인당 3계좌까지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 적금은 최고 연 3.95%이며, 게임 UI를 접목하는 등 고객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두 상품 모두 6개월까지 가입 가능하다. 이외 IBK기업은행도 지난 3일 최고 금리 5.35%를 제공하는 1개월 초단기 상품 'IBK D-day적금'을 출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었던 적금 만기를 1개월로 단축해 새로운 금융 트랜드에 맞춘 상품"이라고 했으며, 하나은행 관계자는 "적금 만기를 1개월로 줄여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소상공인 전용 상품인 '우리 사장님 활짝 핀 적금'을 선보였다. 최고 금리 연 10%로, 대형 시중은행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고 10%대 금리를 내놓은 것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소상공인 자립자금 마련을 위한 상품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상품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앞서 "소상공인이 월 300만원을 넣으면 최대 10%까지 금리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금리를 낮춰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하게 재산을 형성하고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창구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 이번 적금 설계를 진두지휘했음을 시사했다.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나왔다.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길어지면 차주는 매월 부담하는 원리금을 줄일 수 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져 대출 한도 증액 효과를 볼 수 있다.  

 

Sh수협은행은 지난 1월 은행권 처음으로 주담대 상품인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확대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혼합·변동금리 모든 상품에 대해 최장 만기를 45년으로 늘렸다. 그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상품의 최장 대출 기간이 변동금리 5년, 혼합금리는 35년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