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주주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한데 따른 후속 조치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주주명부페쇄 기간은 기준일 이후 3개월까지인 만큼 늦어도 올 1분기내 주주 배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년동안 배당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에 주주 배당할 경우 9년만의 배당 약속을 지키는 셈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흑자폭이 크지 않아 배당 가능성을 어둡게 보는 지적도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9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했다. 기준일은 같은 달 31일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에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한 것은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기 위해선 먼저 받아야 할 주주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때문에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주주명부폐쇄로 주주권리를 행사하는 기준일을 확정한 것이다.
주주명부폐쇄는 주주명부를 특정 기간에 수정할 수 없게 막아두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사전 조치다. 이 기간에는 주식을 양도받아서 주주가 됐다고 해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폐쇄기간은 기준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한국조선해양이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하면서 배당금 규모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한국조선해양이 출범 당시 배당성향 30%를 약속했지만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주명부폐쇄 결정 이면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던 만큼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앞서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고배당으로 보답해 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주려 한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실적이 좋았던 2008년과 2011년엔 보통주 1주당 각각 7500원과 7000원을 배당한 바 있다. 이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배당금도 점차 감소하다 2015년부터는 배당을 하지 못했다. 배당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배당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이 적자 폭을 줄이면서 지난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아직 흑자 규모가 크지 않아 여유가 없다는 인식에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매 분기 2000억~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엔 18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에도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조선업황이 개선되면서 적자 폭이 줄더니 마침내 흑자로 돌아선 셈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조금씩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그동안의 적자 행진이 길어진 탓에 보유한 현금은 많지 않다. 2021년 3분기만 해도 4조원을 훌쩍 넘겼던 한국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3분기 기준 3조원대로 줄었다.
1조원 넘게 줄어도 3조원대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사업비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많다고 볼 수만은 없다. 업계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이번에도 배당금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3분기 흑자를 실현했지만, 손익 규모가 작아 지난해 결산 배당까진 보수적인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