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 조용일 부회장·이성재 사장, DB손해보험 각자대표이사 김정남 부회장·정종표 사장.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152/art_16725683864524_26aa46.jpg)
[FETV=장기영 기자] 손해보험업계 2위 경쟁사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올해 ‘투톱(Two top)’ 체제로 첫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두 회사가 새 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올해도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이달 1일부터 김정남 부회장, 정종표 사장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DB그룹은 지난해 12월 26일 정종표 DB손보 개인사업부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앞서 DB손보는 같은 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 사내이사인 정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DB손보는 지난 1983년 DB그룹(옛 동부그룹)이 한국자동차보험 경영권을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앞으로 신임 대표이사인 정종표 사장이 실질적 경영을 맡아 업무를 총괄하고, DB그룹 보험그룹장으로 선임된 기존 대표이사 김정남 부회장은 경영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DB손보와 업계 2위 경쟁을 벌이는 현대해상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조용일 부회장, 이성재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조용일 부회장과 이성재 사장은 올해 3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15일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각각 승진해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대표이사는 지난 2020년 3월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돼 3년간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DB손보가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의 연임이 유력시되면서 두 회사는 투톱 체제로 첫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오랜 시간 업계 2위 자리를 다퉈 온 경쟁사다. 보험료 매출인 원수보험료는 현대해상이, 당기순이익은 DB손보가 앞선다.
첫 각자대표이사 체제 경쟁의 승패는 나란히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성과를 이어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각각 8170억원, 4785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다.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4분기를 남겨 놓고 기존 연간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차량 이동량과 사고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한 결과다. 장기보험 역시 손해율 악화의 주범이었던 백내장 수술 보험금 과잉 청구 감소 등으로 손해율이 안정화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돼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된다.
이와 함께 두 회사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 투자 경쟁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해상의 경우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하이헬스챌린지’를 통해 비대면 홈 트레이닝 서비스, 고령자 비대면 인지기능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헬스케어와 모빌리티, 반려동물 등 보험업 관련 분야 스타트업 13곳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DB손보는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교통·환경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통과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벤처를 발굴해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지원기관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 분야 우수 스타트업을 선정해 협업을 추진 중이다.
DB손보 자동차업무파트 직원들로 구성된 ‘스마트(SmarT)-UBI’팀은 ‘제48회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스타트업과의 협업 성과를 인정받아 사회적 가치 창출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