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 통합을 이끈 이영종 현 신한라이프 부사장<사진>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진옥동 신임 신한금융지주 회장 체제 출범에 따른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 바람을 타고 이른바 ‘보험밥’을 먹은 지 3년여만에 정식 대표이사직에 오르게 됐다.
이 사장 내정자는 내년 경영환경 악화와 새 회계제도 도입에 대응해 신한라이프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임 대표이사 성대규 사장의 핵심 성과로 꼽히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 신시장 진출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어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이영종 현 부사장을 추천했다.
이 사장 내정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 전인 지난 2019년 7월 오렌지라이프에 전무로 합류한 지 3년여만에 CEO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부산 배정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신한은행에 입행해 미래전략부장, 신촌중앙지점장 등을 거친 뒤 신한금융 전략기획팀 부장, 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신한금융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오렌지라이프 인수 작업을 지원했다.
이후 신한은행 강서본부장으로 재직하다 신한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로 이동해 신한생명과 통합 작업을 수행하는 뉴라이프추진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1~6월에는 오렌지라이프 임시 대표이사를 맡았고, 같은 해 7월 신한라이프 출범 후 전략기획그룹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올해부터는 신한금융 퇴직연금사업그룹 부사장을 맡아 지주사와 신한라이프,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의 임원을 겸직해왔다.
이 내정자의 승진 내정에는 신한라이프 통합 성과 함께 진옥동 신임 신한금융 회장 체제 출범에 따른 CEO 교체 바람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자경위는 이날 신한은행 신임 은행장 후보로 한용구 현 부행장, 신한카드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문동권 현 부사장을 추천했다.
신한은행 출신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노조 반발이 거셌던 신한카드 대표이사에는 처음으로 내부 출신을 추천한 반면, 외부 출신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었던 신한라이프에는 신한은행 출신을 중용해 균형을 맞췄다.
자경위는 이 내정자에 대해 “법적 통합을 비롯해 양사 통합의 세부 과정을 지원하며 쌍방향 소통과 협업 마인드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았던 만큼, 내부 결집과 단합을 통해 톱(Top) 생명보험사로의 도약을 꾀하는 신한라이프 CEO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서울 중구 신한라이프 본사. [사진 신한라이프]](http://www.fetv.co.kr/data/photos/20221251/art_1671533894275_0a62bb.jpg)
이 내정자는 대표이사 취임 첫 해인 내년부터 수익성과 건전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국내 생보사들은 급격한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영업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돼 건전성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3696억원으로 전년 동기 4019억원에 비해 323억원(8%)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이 내정자는 성대규 현 사장이 공을 들여온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 신시장 진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한라이프는 CEO 직속 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하면서 외부적으로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내부적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투트랙(Two track)’ 디지털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상담 시스템과 언더라이팅 시스템 ‘AI 원더라이터’,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 디지털 건강나이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올해 2월에는 업계 최초로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설립해 시장 선점에 나서기도 했다.
신한라이프의 첫 해외법인인 베트남법인은 올해 1월 영업을 개시했으며, 앞서 현지에 진출한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계열사와 협업해 방카슈랑스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기존 베트남 시장의 보험설계사 채널 특성과 본사의 텔레마케팅(TM) 채널 강점을 살려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영업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이 내정자는 신한라이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며,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까지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