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http://www.fetv.co.kr/data/photos/20221250/art_16710066302196_be7252.jpg)
[FETV=김수식 기자] “안정이냐 쇄신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듯하다. 롯데그룹 임원 승진 인사가 늦어지면서 이런 저런 소문만 무성하다. 소문은 크게 ‘안정’과 ‘쇄신’ 양 갈래로 갈렸다.
초반에는 ‘안정’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주요 그룹은 물론, 유통 경쟁사들 대부분이 내년 경제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란 전망아래 ‘변화보단 안정 경영’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롯데 임원인사의 무게추가 ‘쇄신’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최근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면세점이 나란히 ‘희망퇴직’을 선택하면서다. 지난해 롯데의 행보와 닮은 꼴이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희망퇴직’을 받은 후 대대적인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칼바람 인사' 예고편일까? 롯데면세점이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대상 인원은 SA grade(대리급)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직원들이다. 해당 조건에 포함되는 직원은 롯데면세점 인력의 약 15% 수준인 160여명이다. 신청 기간은 오는 21일까지다.
현재 국내 면세업계는 악재에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코로나 펜데믹 영향으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례 없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쳤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구조 개편, 해외 사업 확장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그동안 펼쳐온 국내 다점포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고, 면세사업권 입찰 및 갱신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희망퇴직 제도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뿐이 아니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을 사내 공지했다. 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희망퇴직은 10년 차 이상 혹은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1300여명이다.
롯데하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올들어 경기침체 등에 따른 가전양판시장 상황 악화로 계속해서 부진한 실적을 내는 탓이다. 올해 3분기에도 롯데마트는 매출 8738억,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6.0%, 98.7% 뒷걸음쳤다. 하이마트는 2020년 3월에도 실적 부진으로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조만간 발표되는 롯데 임원인사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 이유는 상황이 지난해와 매우 닮아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 인사에서 '순혈주의' 원칙을 깨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같은 해 롯데 계열사에서 롯데백화점이 1차례, 롯데마트가 2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역시 부진한 실적 탓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2주 만에 500여명이 몰렸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2월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더니, 10월에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롯데를 위기에서 구해줄 ‘인재’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줄곧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선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