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올들어 재무개선 희망가를 힘차게 부르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었던 여객 수요가 늘면서 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손실의 주범이 됐던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환차손 규모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2500억원이 걸린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1심)에서 승소한 것도 향후 재무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대규모 환손실에 따른 자본 잠식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해 재무 상태가 신통치 않은 상태였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64.1%다. 지난 2분기 간신히 자본잠식을 면한 아시아나가 대규모 환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다. 부채비율도 연결기준 1만298%에 달한다. 자본잠식이 시작되고 부채비율도 위험수준에 다다랐지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의 재무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여객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지난해 1분기 8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다음 분기에 5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흑자행진은 현재까지 지속되면서 6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같은 기간 9000억원대를 기록하던 매출도 1조7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나 재무개선에 호재로 꼽는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144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358원(22일 기준)으로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료와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재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통상 원·달러 환율 10원이 오를때마다 아시아나가 손해보는 금액은 284억원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순 계산할 경우 84원의 환율이 감소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환손실 규모는 2385억원이 줄어든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이 5582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운 손실액이 줄어드는 셈이다. 환율 안정이 아시아나 재무개선에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 1심에서 승전보를 올린 것도 재무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심 판결이 그대로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질 경우 장기예수금 등 부채로 잡힌 계약금 2177억원은 자본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2177억원의 계약금이 자본으로 편입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자본금은 3512억원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불한 인수금액 2500억원에 대한 질권을 소멸해달라고 아시아나가 제기한 소송이다. 재판부는 최근 1심 선고공판에서 2020년 12월 받은 2500억원 상당의 계약금 반환 채무가 없으며 HDC현산 컨소에서 설정한 질권도 소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