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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 CJ ENM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재현의 남자' 구창근

이재현 회장 ‘복심’ 구창근, CJ ENM 구원투수 등판
CJ푸드빌‧CJ올리브영 가시적 성과…“경영능력 인정”
3분기 역성장한 CJ ENM…구창근 ‘매직’ 또 통할까

 

[FETV=김수식 기자] 구창근 CJ ENM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구 신임 대표는 지난달 단행된 2023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신임 대표로 낙점됐다. 현재 CJ ENM 사정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부진의 늪에 빠져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3분기 성적도 뒷걸음 쳤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믿을 맨’ 구 신임 대표가 이 난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CJ그룹이 발걸음이 빠르다. 2023년 정기 임원인사도 예전보다 빠르게 진행했다. CJ는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되는 2023년은 그룹의 미래도약 여부가 판가름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중기비전 중심의 미래성장을 내년 이후 일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인사 단행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예년보다 두달 가량 빠른 임원인사를 단행하더니, 불과 3일 만에 주요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내년 이후 그룹의 성장 전략과 실행 방안을 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유는 같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 그룹 성장비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조기 인사로 내부 조직을 먼저 가다듬고, 이들과 곧장 내년 이후 그룹 성장을 위한 비전과 미래전략을 논의하는 수순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이재현 “CEO들, 초심으로 돌아가야” = 이날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중기비전의 1년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성장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향후 3년의 새로운 중기전략과 실행안을 각 사별로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23~2025년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시장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라며 “CEO들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온리원 철학을 담은 비전으로 초격차역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계획을 신속하게 수립, 내년에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주문에 구 신임 대표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구 신임 대표는 이 회장의 복심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도 여실히 들러났다. 이 회장은 CJ올리브영을 이끌며 승승장구 중이던 구 신임 대표를 CJ ENM으로 불러들인 것. 이유는 명확하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CJ ENM의 실적 개선을 위함이다.

 

구 신임 대표는 197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동원경제연구소에서 일하다 2000년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해 2007년 삼성증권으로 옮겼다. 2010년 CJ그룹에 입사했으며 2017년 CJ푸드빌 대표, 2019년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았다.

 

◆CJ푸드빌‧CJ올리브영 실적 이끌어, CJ ENM은 = 구 신임 대표는 CJ푸드빌 대표 때 1년 만에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는 기염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CJ올리브영의 실적을 탄탄하게 만들어 프리IPO를 마무리했다. 다만, CJ올리브영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위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으나,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CJ는 구 신임 대표의 앞건 활약이 CJ ENM에도 십분 발휘되길 바란다. 하지만 상황이 쉬지만은 않아 보인다. CJ ENM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6% 증가한 2조149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1% 감소한 1052억원에 그쳤다. 올해 3분기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 1조1785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기록하며 1·2분기에 이어 기대치를 밑돌았다. 매출은 전년대비 37.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70.9% 줄었다.

 

윤상현 대표가 이끄는 CJ ENM 커머스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디어 부문 매출은 프리미엄 IP의 경쟁력이 확대되며 전년대비 37.7% 증가한 609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41억원을 냈다. OTT와 채널에서 콘텐츠 영향력이 확대되며 티빙 매출은 전년대비 81.6% 증가하고, 같은 기간 콘텐츠 판매 역시 168.9% 늘어났다.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따른 제작비 증가와 피프스 시즌 영업 손실의 영향으로 수익성면에선 부진했다.

 

영화 부문에선 매출 1186억원으로 전년대비 258.82% 성장했지만 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긍정적인 요소는 전분기 영업손실 41억원에서 손실 규모를 대폭 줄이며 흑자 전환 기반을 마련했다. 음악 부문 사정은 좀 낫다. 매출은 전년대비 113.5% 증가한 1405억원, 영업이익은 211.8% 늘어난 3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 음악 부문 영업이익률은 24.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