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이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캐롯손보가 SK텔레콤(SKT)과의 합작으로 탄생한데 이어 신한EZ손보의 2대 주주로 KT가 합류하면서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간 대리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지난달 31일 KT,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KT와 더존비즈온은 약 800억원 규모의 신한EZ손보 신주를 인수한다. 신한EZ손보 지분율은 신한금융지주 85.1%, KT 9.9%, 더존비즈온 5%로 변경된다.
신한EZ손보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 모델 전환을 위한 투자 유치의 일환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두 기업과 손을 잡았다.
특히 지난 7월 신한EZ손보 출범 직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력을 예고했던 KT는 2대 주주가 됐다.
신한EZ손보는 앞으로 KT와 보험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혁신 서비스 개발과 빅데이터 분석 기반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EZ손보보다 3년여 앞서 설립된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보는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캐롯손보는 지난 8월 말 보통주 976만3350주, 전환우선주 123만6022주를 주당 각 1만5910원씩 총 1750억원에 발행하는 1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1차 유상증자에는 1차 유상증자에는 기존 주주인 한화손해보험,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캐롯손보 지분율은 한화손보 50.6%, 스틱인베스트먼트 15.5%, 알토스벤처스 10.2%, 어펄마캐피탈 9.2%, SKT 7.8%, 티맵모빌리티 3.9%, 현대자동차 2.7%로 변경됐다.
2차 유상증자는 어펄마캐피탈이 조성 중인 공동투자 펀드와 기존 주주, 신규 투자자의 출자를 받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캐롯손보는 투자금 확보를 통해 모빌리티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확대하고 정보기술(IT)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분야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캐롯손보와 신한EZ손보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디지털 손보사간 경쟁은 통신사간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SKT가 먼저 캐롯손보 합작을 통해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에 뛰어들자, KT가 신한EZ손보 지분을 인수하며 뒤를 쫓는 모양새다. SKT와 KT는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3대 이동통신사로 불리는 경쟁사다.
캐롯손보 주주사인 SKT는 지난 2019년 5월 최대주주인 한화손보, 현대자동차 등과 합작해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SKT는 캐롯손보 지분 9.9%를 보유해 한화손보에 이어 2대 주주였다.
캐롯손보는 SKT와 티맵을 활용한 ‘퍼마일 자동차보험’ 제휴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