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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재용'...삼성증권·삼성운용은 어떻게 바뀔까

글로벌 IB 출신 영입·해외 운용사 인수 등 경쟁력 강화 역할 기대

 

[FETV=성우창 기자]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하는 가운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의 사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광복절을 맞아 15일 자로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인수합병(M&A)과 신성장동력 발굴·투자 등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먼저 삼성증권의 투자금융(IB) 사업 추진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 상반기 전 사업 부문이 부진하는 중 IB 부문 성과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3950억원, 당기순이익 28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8%가량 감소한 실적을 거뒀는데, IB 부문은 동기간 16% 커진 138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부회장이 복귀하는 이 시점에도 IB 역량 강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PIA 한국 담당 대표 출신 이재현 전무가 곧 삼성증권 부사장으로서 IB1부문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룹 총수 초기 시절부터 핵심사업 투자에 관해 회장과 직접 교류했을 정도로 골드만삭스와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삼성자산운용을 맡은 서봉균 대표도 골드만삭스 출신인 만큼, 이번 임원 영입이 골드만삭스 출신을 높이 평가하는 이 부회장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직 모 임원의 IB1부문장 영입이 확정되진 않았고,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대 순자산총액(AUM)을 자랑하고 있어 '위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41%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1위지만 독과점 수준이었던 과거보다 크게 줄었으며,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단 2%포인트 차이로 거리가 좁혀졌다. 주식형 ETF AUM은 이미 추월당했다.

 

차이는 글로벌 자회사 규모에서 벌어졌다. 올해 증시 약세로 대부분 자산운용사의 ETF AUM이 줄어든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은 독보적인 글로벌 자회사 역량에 힘입어 AUM이 순증했다. 삼성운용이 업계 1위를 공고히 하려면 글로벌 ETF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간 삼성운용이 섣불리 해외 ETF 운용사 인수에 나서지 못한 것은 '오너 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이 부회장이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튀는' 행동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이 부회장의 복권에 맞춰 삼성운용이 그간 미진했던 해외 ETF 운용사 M&A를 추진하기 수월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기업인 삼성생명도 글로벌 자산운용사업을 적극 확대하기 위해 최근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삼성이 전자·생명·물산 등 3개 부문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그룹이 운영돼 대형 딜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복권으로 이 부회장을 통해 의사결정이 일원화되고 신속해지면 M&A 등 여러 딜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삼성운용이 당장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자기자본이 2조원에 달하는 미래에셋과 달리 삼성운용은 자기자본은 6655억원에 불과해, 올해 들어 한껏 몸값이 높아진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모기업인 삼성생명으로부터의 재무적 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모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운용도 글로벌 ETF 운용사를 자회사로 두고 싶을 것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ETF 운용사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단기간에 M&A 같은 '깜짝 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