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현대제철 임단협 난항...하반기 고심 더 커져

사측 11일 임단협 10차 교섭에도 불참..."5개 지회 임금체계 달라"
노조, 400만원 특별 공로금 요구...'기습 게릴라 파업' 예고

 

[FETV=박신진 기자] 현대제철 노사가 올해 계속해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실패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철강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노조 측은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현대제철의 고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제철지회가 전날(11일) 예고했던 10차 교섭은 사측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현대제철 노사는 교섭 방식에서부터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당진·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 등 5개 지회와 공동교섭에 임하겠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들 사업장마다 입금체계가 달라 별도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노조 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일정에 응할 수 없다며 지난 9차 교섭까지 모두 불참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는 공동교섭을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지회별로 임금체계가 다른 부분이 있어 임금체계가 같은 단위별로 교섭을 진행하자고 요청하고 있다“며 ”노조의 공동교섭 주장에는 특별공로금 400만원을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있어 회사는 공동교섭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별공로금 400만원’은 이번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앞서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들이 특별격려금으로 받은 400만원을 현대제철 직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본급 7만5000원 인상과 기본급200%+77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결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5월 2일부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점거해 10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인천·포항·순천 공장 공장장실까지 점거했다. 이로 인해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직원들은 현장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장실 점거 전까지만해도 안 사장은 일주일의 절반 가량을 당진제철소로 출근했다.

 

5개 지회는 지난 4일 9차 교섭까지 무산되자 신중하고 기습적인 '게릴라 파업'까지 경고했다. 지난달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94%를 넘겼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내면서 쟁의권도 확보했다. 즉 합법적인 파업 조건을 갖춰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현대제철은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불범 점거한 노동 집행부 50여명에 대해 특수주거침입 및 업무방해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공권력 투입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행히 현재까진 생산측면에서의 직접적인 피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노사가 장기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돌입 가능성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한다면 생산라인의 차질은 불가피해진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20만톤의 출고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하반기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철강가격 하락도 회사의 경영환경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만일 게릴라 파업이 진행된다면 사측은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