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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한파에도...'호실적' 낸 미래에셋·메리츠·현대차證의 비결은

리스크 관리로 손실 줄이고, 영업외수익·해외법인·IB·PI가 실적 견인

 

[FETV=성우창 기자] 미래에셋·메리츠·현대차증권이 증권업황 부진에도 호실적을 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리스크관리 강화로 운용손실을 최소화했고, 영업외수익이나 투자금융(IB)·자기매매(PI) 부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각 사를 이끌고 있는 '최 씨' 성의 3명의 최고경영자(CEO) 리더십도 눈에 띤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보다 25%가량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분기 들어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되며 약세장이 장기화됐고, 그에 따라 거래대금 감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투심 악화는 IB 시장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며,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규모 채권 운용손실을 야기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NH투자·KB·하나·신한금융투자·하이투자·BNK투자증권)들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90%가량 큰 감소세를 보였다. 상반기 누적 순익도 20~30%가량 줄었다.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미래에셋·메리츠·현대차증권 3사는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하며 호황기였던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지배주주 순익 2537억원을 거뒀다. 비록 전년 동기보다는 26.2% 적은 수치지만, 비교적 시장 상황이 좋았던 지난 1분기보다 32.3%가량 오르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올 상반기 누적 4455억원의 순익을 올렸는데, 이는 현재까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우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실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세일즈앤트레이딩(S&T)·IB 등 수수료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에 이르는 이익 감소가 있었지만, 치우치지 않고 고른 포트폴리오와 선제적 시장 대응이 감소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자산들의 가치가 재평가됐고, 관계기업 투자자산 처분손익 등 영업외순익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해외법인 실적도 큰 성과를 거뒀다. 이번 분기 세전 순익 6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분기 대비 113.3%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중 가장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데다 PI 투자가 활발한 홍콩·런던·미국·인도 법인 투자자산 가치가 전반적으로 올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래에셋캐피탈의 보통주 매입으로 인한 수급효과로 주가가 반등했다"며 "연간 주주환원율 30% 달성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시기 및 규모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대 하락에 그친 1584억원을 거뒀다. 지난 1분기에 거둔 호실적과 함께 상반기 누적 4408억원을 달성, 반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었다. 또한 2018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8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기록을 작성했다.

 

또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의 결단으로 인건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주효했다. 715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 대비 57% 줄어든 것이다. 또한 유동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한 결과 재무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이 전 분기 대비 146% 개선된 1503%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은 5조63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34억원이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최고 수준인 16.1%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사치고 적은 주식 위탁매매 비중 덕분에 거래대금 감소 영향을 비껴갔다. 반면 장기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성과를 이어가 IB 부문이 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다. 2분기 IB 부문 수익은 1590억원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작년 같은 시기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이자·배당금 등 금융 수입도 전년 대비 58.6%나 상승한 853억원에 달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가 많지만, 지방 부동산 미분양이 증가하고 일부 PF에서 부실이 발생한다고 해서 익스포저가 전부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제로 자산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금융환경 개선에 따라 3분기부터 운용성과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369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87억원으로 동기간 14.5% 올랐다. 이번 실적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며, 분기 기준 역대 3번째로 높다. 상반기 누적 순익은 671억원이다.


호실적의 1등 공신은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이 강조했던 리스크 관리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유 채권 규모를 줄여 손실을 최소화했고, 보수적 운용으로 급격한 금리 변동에 대응했다. IB 부문에서도 분양시장 침체를 예상하고 오피스 등 임대 가능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그 결과 560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매각 수익도 큰 역할을 했다. PI 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약 48%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 6월에 매각한 해운대 신라스테이 지분 수익이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외 여러 가지 매각 딜 성과와 이미 투자한 우량자산 수익이 실적에 보탬이 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축소와 IB 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깜짝 실적의 비결”이라며 “하반기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특정 사업영역에 치중하지 않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성장세를 이어 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