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삼성SDI가 말레이시아를 교두보로 삼아 1조7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영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K-배터리 3인방 중 2인방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경우 글로벌 배터리 영토 확대를 위해 북미, 유럽, 중국 등을 교두보로 삼고 있다. 물론 삼성SDI도 북미 시장에 교두보를 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배터리 사업을 진행해왔던 말레이시아를 발판 삼아 글로벌 배터리 영토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이를 두고 삼성SDI가 왜 하필 북미와 유럽 지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2공장 증설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딱 집어 이유는 2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지난 1991년 삼성SDI는 최초의 해외법인으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했다. 당시 설립 목적은 TV에 탑재되는 브라운관 제조 거점을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2년 브라운관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했다.
이곳은 원래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왔는데 주 용도는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소형 운송기기) 가 주를 이뤘다. 이번 2공장 건설로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등 포트폴리오(다양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윤호 대표 “말레이시아를 전세계 배터리 산업의 허브로” = 앞서 지난 7월 21일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2공장 기공식에서 “말레이시아를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톱 허브로 만들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한마디로 기존의 배터리 환경 인프라가 조성됐던 말레이사에 공장을 늘리는 것이 여러므로 수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SDI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야심작 브랜드인 프라이맥스(PRiMAX)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방침이다. 크기는 2170(21mm×20mm)이다. 2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최근 크게 원통형 배터리 수요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에선 삼성SDI가 BMW,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원통형 배터리 공급량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를 핵심 원통형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공급에 수월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말레이시아 지역의 장점은 현지 노동수당으로 지급되는 인건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앞서 삼성SDI가 기존의 구축한 배터리 인프라 여건까지 고려할 경우 여러 가지 제조환경이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2위를 자랑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원통형 배터리 글로벌 수요량이 늘자 이에 대한 공략 채비를 본격화 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하반기쯤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에 원통형 4680(지름 46mm, 길이 80mm) 배터리를 공급한다. 해당 배터리는 충북 오창에서 양산한다. 다만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의 사이즈에 대해 지름 46mm는 확정됐지만 길이는 아직 미확정이다.
두 업체가 원통형 배터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파우치형 보다 배터리 생산단가가 낮고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파우치형에 비해 공간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 세계 원형 배터리 시장은 기존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에서 전기자동차, ESS(에너지저장장치)로까지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배터리 내부 구조를 이루는 최소 단위 개념인 셀의 글로벌 시장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01.7억 셀에서 2027년 151.1억 셀로 증가해 연 평균 8%의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프라임X부터 젠5, 젠6까지” 주력 배터리 포트폴리오로 글로벌 고객사 사로잡기 = 삼성SDI는 프라임X부터 젠5, 젠6까지 주력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글로벌 입맛 사로잡기에 총력전을 펼친다.
글로벌 6위 규모의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관계가 돈독하다. 양사는 미국 인디애나주(州) 코코모시(市)에 배터리 제작을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25억 달러(3조2625억원)를 투자해 연간 23GWh(기가와트) 규모의 프라임X(PRiMX)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배터리는 각형 타입의 ‘젠5’다. 지난해 9월쯤부터 헝가리 괴드공장에서 젠5 양산에 들어간 가운데 BMW 고객사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젠5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방식으로 니켈함량 88%, 코발트 비중을 5%를 적용한 배터리다. 전기차 배터리 중 가장 높은 니켈 비중을 차지해 이른바 하이니켈 배터리로 분류된다.
젠5의 가장 큰 장점은 20분 충전으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주행거리는 600Km 이상 된다. BMW 외에 롤스로이스 등에도 탑재되고 있다.
젠5를 넘어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젠6도 현재 연구개발(R&D) 중이다. 젠6는 니켈 함량을 91%까지 증가시켜 급속충전 성능 및 에너지밀도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SDI가 니켈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비싼 원자재인 코발트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다. 삼성SDI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지난 2012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인프라 측면에서 여러 이점들이 있다”며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원통형 배터리 수요량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말레이시아를 교두보를 삼아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