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625/art_16558643685285_add2e6.jpg)
[FETV=박신진 기자] 조선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후판 가격 상승, 러시아 리스크 등 여러가지 악재에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은 목표를 웃도는 수주 달성과,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 상승으로 2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고되는 등 나홀로 호황이 점쳐진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은 3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897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년 2분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은 각각 252억원, 6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우선, 후판가격 인상이 큰 걸림돌로 꼽힌다. 상반기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은 톤당 10만원이 인상됐다.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후판 가격이 오르면 조선업계의 손실은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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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뿐 아니라 인건비 상승도 불안요소다. 대형 조선사들은 매출원가중 인건비가 15~20%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경우 상승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노임단가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용접공(3.8%), 도장공(7.3%), 플랜트 배관공(8.4%) 상승했다. 플랜트 배관공의 경우 일당이 29만원까지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돈줄이 막힌 러시아 선주가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러시아 선주 회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국내 조선 3사의 러시아 수주잔량이 1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이러한 러시아 리스크는 업계의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글로벌 불황 속에서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깜짝 실적이 눈에 띈다. 그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수주량이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누적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량은 71척으로 추정된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합산)은 올해 총 111척, 135억4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물량의 77.6%에 해당하는 규모다.
LNG선은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탄소 배출 효율 등급이 낮은 선박 운항을 금지하며 환경규제를 강화했다. 친환경 선박 수요 상승으로 LNG선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LNG선의 척당 단가는 2억4000만달러다. 이는 역대 최고가다.
한국조선해양은 또 지난 5월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지분 매각으로 인해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현대중공업 주식 150만9000주(1.7%)를 매각하며 1820억원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대금을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쓸 것이란 계획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로 인한 1조5000억원의 여웃돈까지 2조원에 육박한 자금이 모인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뿐 아니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 비(非)조선사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향후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SOFC 기술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유동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1.7% 매각 이후에도 지분율은 78%로 매우 높다”며 “지배구조상의 목적을 위해서는 최대 ‘50%+1주’면 충분하기 때문에 향후 여건에 따라 추가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