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운임 및 원자재 인상 등의 악영향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에 그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는 11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은 1조7356억원, 영업이익은 1029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44% 이상 감소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영난으로 한국타이어그룹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를 비롯해 한국타이어,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네트웍스, 한국프리시전웍스, 모델솔루션 등 계열사 6곳 임원 100여명은 최대 20%의 임금을 4월부터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조현범 회장도 임금 삭감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경영난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운임료가 하락하는 추세이긴 하나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선박의 일정 신뢰도를 뜻하는 정시성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코로나 시기 이전과 비교하면 항만 적체 현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6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대비 13.56포인트 줄어든 4163.74를 기록했다. 올해 1월7일 이후 16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7월30일(4196.2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운임 하락폭은 좁혀지고 있다. 4월1일 SCFI는 전주 대비 2.0%포인트 감소했지만 15일(-0.8%), 22일(-0.7%), 29일(-0.4%), 5월6일(-0.3%)까지 1%를 넘기지 못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운임 하락은 상하이시 봉쇄로 육상 물류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컸다”며 “2,3분기는 해운업계의 성수기이고 봉쇄 조치가 해제돼 물류 흐름이 정상화 된다면 적체 현상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3월 정시성은 지난해 6월(39.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35.9%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선박 10척중 4척도 정해진 일정을 못 지켰다는 뜻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하면 38.4포인트 줄었다. 또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물류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맺은 ‘해운 동맹’도 큰 효과가 없을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12월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 회사인 하파그로이드와 2024년 12월까지 3년간의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하파그로이드의 선복량은 총 174만7107TEU(1TEU=길이 6m 컨테이너)로 글로벌 점유율 6.9%를 차지하는 세계 5위 선사다. 운영 중인 선박만 248척에 달하지만 정시성 회복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하파그로이드의 3월 정시성은 29.9%로 작년 12월(28.1%)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전년 대비 9.9% 떨어졌고 스위스 MSC(-4.2%), 덴마크 머스크(+1.6), 프랑스 CMA CGM(-2.7%), 중국 COSCO(-2.4%) 등 글로벌 상위 5위 해운사와 비교하면 정시성 회복이 가장 더뎠다. 씨인텔리전스는 “평균 지연일이 매월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임원들의 임금 반납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됐고 급여 체계 정상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른 자구안은 마련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 전기차 사업 강화 등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파그로이드와의 운송 계약으로 일정 부문 수출 물량은 확보한 상태”라며 “다만, 회사 전체 물량을 소화하는 수준의 계약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