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현대건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연이은 단독 입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두 곳이다. 두 곳 모두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현대건설 단독 입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단독입찰하며 수의 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한 사업지는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14일)과 광주 광천동 재개발(15일) 두 곳이다.
두 곳 모두 현대건설이 두 번째로 단독 입찰 후 유찰되면서 수의 계약 가능성이 점쳐진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 29조 7항에 따라 2회 이상 경쟁입찰이 유찰된 경우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실제 방배 6구역을 수주한 삼성물산도 시공사 선정에서 2회 단독 입찰로 유찰된 이후 방배 6구역 재건축 조합과 수의 계약을 맺었다.
조합에서도 현대건설과의 수의 계약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광천동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다음주 이사회 진행 이후 총회서 (수의 계약 진행 여부)결정이 될 것”이라며 “아직 확답은 할 수 없지만 별다른 일이 없다면 (현대건설과 수의 계약)그렇게 진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만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수의 계약 여부에 대해)자신은 잘 모른다”며 “나중에 총회를 통해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두 사업지 모두 현대건설의 수의 계약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도시정비업계에서의 현대건설 위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 5조549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업적을 쌓았다. 또 3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액 1위를 달성한 것은 물론 올해에도 1조6638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과 광주 광천동 재개발 모두 입지가 우수해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사업성 문제가 아닌 현대건설과의 경쟁을 피한다는 해석이다.
특히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은 ‘준강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입지가 좋은 곳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있었던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호반건설 등이 참여해 6파전을 예고했지만 현대건설을 제외한 어떤 건설사도 시공사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섣부르게 (시공사 선정 입찰)도전했다가 수주하지 못하면 그게 다 손해”라며 “과천주공(8·9단지)의 경우 현대건설이 조합에 공을 들인 부분도 있고 해서 타 건설사가 쉽사리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편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은 1980년대 준공된 과천 주공 8단지와 9단지가 위치한 과천 일대 13만8000㎡가량을 최고 35층, 24개동, 283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9830억원으로 예정돼 있다. 광천동 재개발은 지하 2~지상 최고 33층, 공동주택 5611가구와 지하 4~지상 7층, 2개동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광주 지역 최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