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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자정 노력 통했다...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감소

작년 흥국 등 3곳 판매비중 25% 넘겨...전체 판매액 높여 비중 낮춰

 

[FETV=성우창 기자] 과거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악습으로 지목됐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증권사의 펀드 밀어주기 비중은 한때 전체 판매액의 70% 육박할 정도로 높았지만 지난해 말 25% 내외로 크게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전체 펀드 판매금액을 높이는 방법으로 비중을 줄이는 사례도 있어 사실상 편법으로 규제를 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25%를 넘어서는 곳은 흥국증권(27%), 미래에셋증권(26%), 키움증권(26%)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에는 7개 증권사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비중이 50%를 넘었다.


특히 대부분 증권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10% 내외에 머물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4분기 기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12%에 불과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5%, NH투자증권 10% 수준이었다.특히 KB증권·하이투자증권·SK증권 등의 비중은 10% 미만이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이 근절된 것은 금융당국이 2018년 6월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을 통해 금융사들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에 상한을 뒀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금액을 공시하고 비중을 기존 50%에서 25% 수준으로 내렸으며, 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매년 5%포인트씩 낮춰왔다. 지난 2018년 45%를 시작으로 2020년 35%, 2021년 30%, 마지막으로 올해 25%로 제한된다.


시행 초기에는 상한을 지키지 않는 증권사가 적지 않았으나, 수년간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대부분 상한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다만 증권사들이 계열사 펀드 판매금액과 함께 전체 펀드 판매금액을 대폭 높여 표시되는 비중을 줄이는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증권사가 지난해 판매한 10억원의 펀드 중 계열사 펀드가 1억원이었을 때(비중 10%), 올해 20억원의 펀드를 판매하고 이 가운데 2억원의 계열사 펀드를 판매했다면 비중은 그대로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비중이 작년 1분기 36%에서 4분기 26%로 줄었다. 하지만 계열사 펀드 판매 금액은 같은 기간 5823억원에서 1조575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펀드 판매 금액이 1조6645억원에서 6조1047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한 규제로 많이 팔지 못하다 보니 전체 판매금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중을 낮추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비중이 늘어난 곳도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비중이 1분기 8%에서 4분기 26%로 크게 늘었다. 2분기에는 27%까지 높아졌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지점이 없는 온라인증권사라 직접적으로 투자권유를 하고 있지 않지만, 기관의 요청으로 법인 대상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금투협에서 증권사 보고를 분기별로 받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위반 사례가 한 곳도 없었다"며 "정기적으로 공시를 해야 하는 것 자체가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인데, 외부에서는 일종의 자정 노력으로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