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올해 1월 코스피 상장의 배터리계 대장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허우적거리고 있다. 앞서 증권가에선 상장 첫 날 공모가 30만원에서 단숨에 59만8000원인 따상 수준까지 근접하자 곧장 상승권 유지를 강하게 전망했다.
하지만 2월 10일 이후 50만원선이 무너진 뒤 40만원 중반선까지 곤두박질쳤고 최근엔 40만원 초반대으로 밀려났다. 지난달 28일 LG엔솔의 주가는 41만2000원의 장을 마쳤다. 2일 오전 9시34분 기준 LG엔솔의 주가는 41만6500원선으로 전 거래대비 1.09% 오름세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당초 전망치보다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엔솔의 주가 하향선 원인을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물량이 한꺼번에 풀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난달 28일 LG엔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175만471주)이 보호예수 해제됐다. 이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에 배정된 주식 중 7.5%에 해당한다. 41만6500원 기준으로 7308억원 이상 달한다.
이같은 영향으로 LG엔솔의 시가총액(시총)은 1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3월 2일 기준 LG엔솔의 시총은 98조5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총은 100조원을 밑돌지만 시총 순위는 여전히 2위다. 1위는 부동의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430조4213억원으로 LG엔솔과 4배 가량 많다.
앞서 상장 첫 날인 1월 27일 종가 기준 시총은 118조1700억원으로 최근과 비교할 때 20조 이상 증발했다. 이러한 점은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주가가 회복세에 다다르면 시총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기 마련이다.
아울러 LG엔솔의 최근 주가 부진한 원인을 외국인 투자가로 지목하고 있다. 올해 1월 27일부터 2월 초까지 JP모건 등 외국인투자자들이 350만주(1조8000억원)를 넘게 주식을 매도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대비 100% 가량 오른 59만8000원를 기록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역대 최고가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매도 강세로 45만원대까지 밀려났다.
LG엔솔은 이달 중 코스피 200지수 편입이 예정돼 호재로 작용한다. 코스피200은 15 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상위 시총 50위 이내를 유지해야 편입조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사태로 국제유가 및 원자잿값 급등세로 주가가 모멘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LG엔솔 상장 초반대부터 대거 팔아치운 이유는 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꼽힌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대규모 차익 실현을 위해 기관, 투자자들의 대거 매도세를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주가 하락에도 도움이 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의 초대어급 IPO(기업공개) 기업의 공모주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통상 국내 기관은 80~90%인 반면 해외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0~30% 수준으로 낮다. LG엔솔도 국내 기관의 확약 비율은 96.5%다. 하지만 해외 기관의 확약 비율은 27.1%에 머물렀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 이후 자사가 배터리 제품 불량 등 문제는 단 한번도 없었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주식 투자자로 하여금 수요 측면에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