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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전쟁위기"...산업계, '에너지·원자재값' 긴장모드

K-산업계 원유의존도 높아…러시아서 수입품목 나프타 이어 원유
고유가·고환율 리스크로 에너지·원자재값 급등…산업계 긴장모드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이상 돌파

 

[FETV=박제성 기자] 산업계가 에너지·원자재값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감이 글로벌 석유와 천연가스시장, 원자재 시장에 불안감을 형성,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 국가이며,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 등의 원자재는 물론 농산물 수출대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글로벌 고유가·고환율 리스크가 더해져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감 고조....산업계 에너지 원자재 가격급등 우려=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간 전쟁이 발발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리스크는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와 원자재값 급등이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에너지·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나프타와 원유 등도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폼목들이다. 실제로 러시아 수입 의존도는 나프타의 경우 25%, 원유 24%, 유연탄 13%, 천연가스 10%에 달한다. 백금, 알루미늄, 고철, 우라늄 등도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러-우 전쟁이 터질 경우 국내 산업은 원가부담 상승으로 인해 공산품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를 계기로 나프타, 원유, 천원가스 등 에너지 및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의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다. 

 

단기적인 유가 상승으로는 재고 이익분이 반영돼 실적 상승 모멘텀으로 전개되는 반면 고유가 가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수요감소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화학, 정유, 철강, 건설 등 전 업종에서 원가 상승 부담으로 이익 감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양국 간 일촉즉발 긴장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치솟아 7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는 점도 K-산업계가 긴장할 만한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두 나라가 전쟁이 치닫는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원재료 중 러시아 생산 비중이 비교적 높은 니켈과 알루미늄 가격도 최근 급등세여서 배터리업계의 고민거리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가스 물질인 네온과 크립톤을 주로 러시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네온 중 28.3%가 우크라이나(23%)와 러시아(5.3%) 산이다. 특히 한국의 네온 수입 국가 중 중국이 66.6%로 1위지만 2020년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52.5%로 1위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을 포함한 반도체 원료 가스의 일등 공급처다. 특히 전 세계 네온가스 용량의 70%에 육박한다.

 

 

◆정유 화학업계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및 수급조정 등 대책마련 분주 =대한민국 산업의 대동맥인 전자, 정유, 배터리, 화학 등 14개 업종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를 시시각각으로 체크하며 고유가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S-OIL,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업체들도 시선을 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방향에 맞추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한화솔루션, 효성, 금호석유화학, OCI 등 화학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동향 움직임을 필두로 공급 및 수급 조절, 대체 수입국 발굴, 정부 개입 등이 이들이 준비중인 핵심 대책중 일부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에 진출한 대표적 수출품으로는 합성수지, 플라스틱제품, 아연도강판, 윤활유, 승용차, 기계류, 화장품, 타이어, TV 등이 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현지에서 공장이나 법인을 운영 중인 한국 기업은 비상 체제를 가동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러·우 갈등 격화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국내 에너지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며 "한국의 높은 원유 의존도, 반도체 공급망 차질 등으로 경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고공행진중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95달러선이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최근 92달러에 이를 정도로 단연 급등세다.

 

한국 정부는 이번 러우 사태에 대한 반응은 긴장감 대비 양호한 편이라는 의견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러우간 긴장 고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요 부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 동향이나 이상 징후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차관은 "국내 금융시장은 일부 영향을 받는 상황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주요 통화 대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2월 수출도 20일까지 13.1% 증가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 차원에서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재고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고 대부분 품목은 수입선 전환이나 국내 생산을 통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공장이나 해외법인을 운영중인 한국 기업들은 비상 체제를 가동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료가스의 경우 현재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없다. 다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공급망 확보에 대비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