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4 (목)

  • 맑음동두천 8.5℃
  • 맑음강릉 14.1℃
  • 맑음서울 10.3℃
  • 맑음대전 10.0℃
  • 맑음대구 13.3℃
  • 맑음울산 12.8℃
  • 맑음광주 11.9℃
  • 맑음부산 14.5℃
  • 맑음고창 9.9℃
  • 맑음제주 15.4℃
  • 맑음강화 7.9℃
  • 흐림보은 10.2℃
  • 맑음금산 8.3℃
  • 맑음강진군 12.4℃
  • 맑음경주시 13.6℃
  • 맑음거제 14.8℃
기상청 제공


유통


“진격의 마켓컬리”…불안한 시선에도 가속패달 밟는 김슬아 대표

기업가치 4조원 올해 상장 전망…비주력 카테고리 인기 ‘호조’
지난해 거래액 2배 증가…김슬아 대표 “올해 거래액 3조 목표”
판매장려금 논란·평택 물류센터 화재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

 

[FETV=김수식 기자] 지난 2015년 첫 시동을 건 '샛별배송의 신성'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맛있는 삶’을 배달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2022년에는 기업공개(IPO)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여러 갈래로 엇갈렸다. 계속되는 적자가 문제다. 최근에는 갑질 의혹과 악재가 잇따르면서 상장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주변 우려에도 자신의 길을 걷는다. 창사 후 처음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포함 성과 보상안을 마련하는가 하면, 비주력 부문인 뷰티 상품 매출을 끌어올렸다. 나아가, 올해 거래액으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매출목표도 세웠다.

 

◆마켓컬리 올해 거래액 3억 달성 목표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지난 12일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과 만나 지난해 사업 성과와 올해 목표를 공유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올해 거래액 목표를 3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마켓컬리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창사이래 연평균 1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회원수 1000여만명 달성과 재구매율 75% 돌파 등 큰 성과를 냈다”며 “마켓컬리 거래액은 2020년 1조원에서 2021년 2조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올해도 60% 이상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는 성장 속도에 탄력을 받아 올해 상장까지 성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해 10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상반기 내 코스피 시장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달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 IPO를 통해 인정받은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원이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상장시 기업가치가 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한다.

 

 

유통가 일각에선 커져가는 적자폭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마켓컬리는 설립 후 이익을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연 평균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18년 1571억원, 2019년 4259억원, 2020년 9531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2018년 336억원, 2019년 1012억원, 2020년 1162억원으로 매년 악화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설립 후 누적 적자만 2700억원에 달한다.

 

◆갑질 논란에 블랙리스트까지 각종 의혹 악재 = 최근 거론되는 의혹들도 걸림돌이라는 게 업계 생각이다. 2020년 오아시스마켓은 마켓컬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마켓컬리가 오아시스마켓 납품업체들에게 거래를 끊도록 요구하며 불이익을 가했다는 것. 명백한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해 심사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매출이 일정 비율 늘어난 납품업체 대상으로 판매장려금을 걷기로 해 논란을 겪었다. 마켓컬리가 자사 플랫폼에만 납품되는 ‘컬리온리’ 상품 매출에 한해 판매장려금을 면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공정위가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시에 나섰다.

 

18일에는 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이 마켓컬리가 일용직 노동자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운용한 의혹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는 일용직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담은 문건을 작성하고 협력업체에 전달해 해당 업체가 노동자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근로기준법 제40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은 지난해 3월 마켓컬리 회사와 김슬아 대표를 이 조항 위반 혐의로 노동부에 고발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켓컬리가 임대 사용할 평택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최근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작년 6월경 준공을 완료하고 지역 물류 강화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었다. 화재 피해가 커 물류센터 가동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화재로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확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수도권에 한정해 물류 사업을 펼쳤던 마켓컬리가 그 범위를 전국 지역으로 확장시키던 상태였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5월 충청권, 7월 대구, 12월 부산과 울산 지역으로 영역을 넓혔다.

 

 

◆뷰티 상품 매출 성장세…창사 후 첫 스톡옥션 지급 =김 대표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악재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앞길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뷰티 상품 매출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마켓커리측은 최근 발표했다.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영역을 통해 수익창출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모든 성분을 공개한 상품만을 입점하는 상품 기준으로 뷰티 제품도 검증하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상품을 체험한 뒤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믿고 뷰티 상품을 많이 매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는 창사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포함 성과 보상안을 지급하기도 했다. 기존 창사 초기 입사자들 일부와 일정 이상 직책자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한 적은 있으나, 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 보상안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보상안에는 정규직 재직자 뿐 아니라, 계약직 재직자에 대한 현금 성과급 지급도 포함했다.

 

김 대표는 “전직원 보상안은 지금까지 컬리의 성장을 위해 헌신해 온 컬리팀 모두에게 드리는 감사의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께 더욱 사랑받는 마켓컬리가 되기 위해 컬리팀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는 바람도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