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홍의현 기자] 카드업계 2위 싸움이 올해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총자산 및 신용판매 점유율 부문 등에서 업계 2위 경쟁을 벌이는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올해 최고경영자(CEO) 교체 및 승진이라는 변화의 바람 속에서 각각 신사업 강화와 고객 중심의 카드사 본연의 업무 등을 올해 중점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새로운 수장으로 이창권 사장을 맞이했다. 이 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KB국민카드에서는 2011년부터 4년간 생활서비스부장, 신사업부장, 전략기획부장 등을 지냈으며, 이후 KB금융지주로 옮겨 지난해까지 줄곧 전략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전략총괄(CSO)와 글로벌전략총괄(CGSO)를 겸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컨트롤타워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사업에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지난 3일 열린 취임식에서 “본업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초일류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이루며 신규사업 기반 확대 및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통한 미래금융을 개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올해 카드 본연의 업무와 더불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등 데이터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개인사업자 CB는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영위를 허가받으면서 본격 시행하게 됐다. 더불어 최근에는 KB국민카드 모바일홈 앱의 주요 기능을 통합해 KB페이를 전면 리뉴얼 오픈하기도 했다.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 경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 관련 다양한 신사업을 전략적으로 계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지난달 10일,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20년 대표 자리에 오른 이후 다양한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업계 내 입지를 공고히 해 승진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생명에서는 개인영업지원, 마케팅,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15년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으로 복귀한 뒤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에 올랐으며, 2020년 3월 삼성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고객과 상품, 채널 관점에서 사업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경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려면 경쟁력의 근간인 고객과 상품, 채널 관점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고객 취향에 중점을 둔 신규 브랜드 ‘삼성 iD 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10년 만에 숫자카드를 벗어난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한 것이다. 이후 ▲삼성 iD ON 카드 ▲삼성 iD ALL 카드 ▲삼성 iD EV 카드 ▲청소년 전용 iD POCKET 카드 등 맞춤형 상품을 연이어 공개하기도 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하는 등 타사에 비해 신사업 진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업인 신용판매 전략을 강화하면서 악재를 타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총자산은 26조3169억원으로, KB국민카드(26조3239억원)에 비해 소폭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신용판매 점유율 면에서는 18.96%로, 17.59%를 기록한 KB국민카드를 앞지르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핀테크사인 ‘쿠콘’과 제휴를 맺고 삼성카드 앱 내에서 쿠콘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 취향에 집중한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디지털 채널도 온·오프라인 고객의 편의에 최적화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모든 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