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승현 기자] 최근 위메이드가 위믹스 코인을 기습적으로 대량 매도하면서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게임 이용자는 물론, 위믹스 투자자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문에 결국 위메이드 주식가치와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위메이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각계각층에서는 P2E 게임 국내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또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P2E 게임에 대해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P2E 게임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게임사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클레이스코프에 따르면, 위믹스 발행량의 70%를 보유한 지갑에서 지난 3일 하루에 총 1000만개의 위믹스가 분산 이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갑은 위메이드측 계정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현재까지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치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사태 수습에 나서며, 각종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서 “위믹스 매도대금은 인수합병과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재투자의 일환”이라며 “위믹스 백서에 이와 관련된 사실이 명시되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믹스 백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총 10억개의 위믹스를 발행하고, 이중 74%를 장기 성장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하지만 현재 위믹스 백서는 영문 버전뿐이며, 장현국 대표 또한 위믹스 정보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공감했다.
대량의 가상화폐 자산이 별도의 공시 없이 시장에서 움직이며 혼란을 야기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시로 가상화폐를 추가 발행, 물의를 빚었다. 결국 상장 폐지를 당한 코스모체인과 가상화폐 개발자가 직접 상승 주기에 맞춰 시세 차익을 노렸던 디카르코 논란 등이 있었다.

이에 투자자는 물론, 시장 전문가들도 가상화폐 자산의 규제와 법제화 의무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가상자산 업법이 부재하고, 규제 원칙들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의 대표적인 예시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매도한 사건”이라며 “과거 주식 시장이 규제를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으며 발전한 것처럼 가상자산 업계도 기본 규제를 빨리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자산의 신뢰도 문제가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P2E 게임에 대한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정식에서 새로운 P2E 게임 모델을 제시했다. 위정현 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BM이 없는 완전한 무료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 내 경제와 가상화폐의 안정적 유지 ▲신규 글로벌 IP 게임 개발이 우선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만약 조건 충족이 어렵다면, 현재와 같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P2E 게임 출시와 테스트를 통해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현행법상 P2E 게임 서비스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규철 위원장은 사행행위와 사행성의 구분을 강조하며, “현행 게임산업법은 사행 행위 요소가 있는 게임물 유통을 금지하며, 게임내 결과물을 현금으로 바꾸거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면 사행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현행 게임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P2E 게임 서비스는 금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P2E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현하며, 대선 이후 현행 게임법이 바뀔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과 파급효과 등을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을 강조하는 만큼 법 개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강한 규제가 뒷받침될 것으로 전망된다.
P2E 게임에 대해서 게임사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게임사가 P2E 신작 게임 출시를 예고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 중에서 P2E 게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게임사도 있다. 이들 게임회사들은 서비스중인 라이브 게임 서비스하는 한편 신규 작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기업들은 P2E 시장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은 올해 10여종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재 서비스중인 게임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엔 기준 게임 IP 경쟁력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북미•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최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가 사내 내부망에 올린 신년사에는 ‘경쟁력 있고 감동을 주는 IP’를 언급하며, 신사업 확장보다는 IP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