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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O시장 놓고 증권사 vs 자산운용사 한판 대결

1000兆로 커져...관련 조직 강화 속 그룹 내 경쟁 치열

 

[FETV=성우창 기자] '1000조원 시장'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선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OCIO는 연금기금 등 투자자로부터 위탁을 받아 전반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가 OCIO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솔루션본부 산하 OCIO솔루션부를 신설했다. NH투자증권은 OCIO 시장확대에 대응해 OCIO사업부 산하 전담 기획부서 및 운용부서를 신설하고 기존 기관영업본부를 OCIO솔루션 본부로 전환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OCIO본부를, 하나금융투자도 새로이 OCIO 사업에 진출하고자 관련 팀을 신설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신설하고 기존 OCIO솔루션팀을 멀티솔루션본부 산하로 이동, KB증권은 OCIO 마케팅팀을 OCIO 영업부로 승격시킴과 동시에 운용부도 별도로 두는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OCIO는 투자일임업 자격만 있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약 70%를 자산운용사가, 30%를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공공기금 OCIO로는 35조원 규모의 연금기금 투자풀을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이, 40조원이 넘는 주택도시기금은 미래에셋운용과 NH투자가 양분하고 있다. 산재보험기금의 20조원은 삼성운용이, 고용보험기금의 10조원은 한국투자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높은 성장 가능성에 OCIO는 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사업분야가 됐다. 현재 100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는 대부분 공공기금이 위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는 4월 시행 예정인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가 시장에 잘 안착할 경우 대학 등 민간에서도 비중이 증가해 향후 10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는 중소기업 퇴직연금 적립금을 모아 기금 형태로 운용하는 제도로, 6년 이내에 70만개 넘는 중소 기업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면 기금들은 최대한 수익률을 높이고자 투자에 강점이 있는 외부 위탁운용사들에 위탁 규모를 더욱 늘릴 가능성이 높다. OCIO 시장이 잘 자리잡은 미국은 그 규모가 약 2경원, 일본은 약 1경원에 달한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OCIO 운용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기존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하위펀드 분산투자 방식 운용에 그쳤다면, 증권사들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부동산 투자 등 일임 받은 권한 내에서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랩(wrap)형 운용을 내세우고 있다. 이 차이로 인해 같은 그룹 내에서도 계열사 간 경쟁이 자주 보인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 예금보험공사 채권자산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는 KB증권, KB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이 한데 모여 경쟁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성만 놓고봤을 때 현재로선 인건비 이상 나오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 보기 어렵지만, 지금부터 미리 트랙레코드(운용이력)를 쌓아야 향후 커진 OCIO 시장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며 "OCIO 운용이력 자체가 퇴직연금 등 또 다른 사업에 여러 이점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OCIO 진출 움직임이 격해지자 자산운용사도 대비에 나섰다. 삼성운용은 최근 투자풀운용본부장, 기금사업담당, OCIO사업본부장을 거친 하형석 기금사업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미래에셋운용은 대형 연기금 위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해 자금 유치에 힘쓰고 있으며 그룹 차원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한 자산배분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출범한 OCIO 펀드와 재도전에 성공한 2조원 규모 민간연기금 투자풀 운용을 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자산운용업이 본업이다 보니 증권사보다 오랜 기간 OCIO를 운용해오며 쌓인 경험과 트랙레코드가 있다"며 "같은 그룹 증권사라 할지라도 OCIO 사업에 있어서는 완전 경쟁상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