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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022 자동차 대전망] ‘테슬라 티끌’ 현대차, 美·中에 기업가치 달렸다

빨라지는 내연기관차 퇴출…전기차 판매목표 올린 현대차
아이오닉5·EV6 평가는 좋은데...기업가치는 무엇?
세계 최대 車 시장 美·中 점유율 확대 가능할까

[FETV=김현호 기자] 전기차가 올해 가파른 수요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이에 맞춰 눈높이를 올리며 전기차 판매량을 5년간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글로벌 3위까지 노리고 있지만 기업가치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의 속을 달래기 위해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점유율 확대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눈높이 놓아졌는데...기업가치는 ‘뚝’=현대차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전문지와 인터뷰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2026년 100만대에서 17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와 제네시스를 합한 수치다. 지난해 10만여 대의 전기차가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5년동안 1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친환경차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곳곳에서 친환경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내연기관차의 종말도 앞당겨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20년, 계획보다 5년가량 빠른 오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중국,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는 각 주(州)마다 2035년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등록을 중단하기로 계획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 EV6, 제네시스의 GV60 등 전기차를 줄줄이 출시했다. 업계 평가는 우호적이다. 아이오닉5는 영국 자동차 매체인 오토익스프레스로부와 독일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EV6는 영국 톱기어의 '올해의 크로스오버'와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에 선정됐다. 지난해 두 차종은 유럽 '올해의 자동차' 최종 후보에도 오르며 올해 수상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차종의 인기와 반대로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46조원이다. 애플카로 기대를 모았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기아의 시총을 합쳐도 80조원에 불과하다. 현대차 전체 생산량의 7분의 1에 불과한 테슬라의 가치가 100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가치가 업계에서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미·중, 경쟁력 확보 가능할까=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해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비전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판매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에서의 경쟁력 강화다. 미국은 전기차 보급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해 현대차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은 현지 기업의 벽을 넘어 입지 다지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3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꾸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50만 곳으로 확대하고 신규 시설 설비투자와 배터리 공급망 등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500만대이다. 작년에 판매된 차량중 전기차 비중은 5% 가량에 불과했다. 단순 계산시,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75만대에서 2030년에는 750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도약 원년’이라면 올해는 미국 전기차시장 진출 원년일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중형 세단 아이오닉6와 더불어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기아의 니로EV 등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와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등이 줄줄이 진출하기로 계획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가 정체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점유율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렸고 향후 5년동안 미국 전기차 생산에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부 내용은 올해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 현대차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노조와 생산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 새로운 공장 설립 가능성도 내비친 상태다.

 

‘아픈 손가락’인 중국은 시장 지배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올해 3분기까지 75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내 수요가 둔화되면서 이변이 없는 한 2년 연속 조(兆)단위의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전기차 성장세가 매서워 현대차가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수요는 300여 만대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해에는 400만대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 기업을 밀어주는 탓에 테슬라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계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BYD와 상하이GM우링,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시장 합산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9월 폭스바겐 전기차 ID4와 ID6의 합산 판매량은 1만대에 그쳤다. 이는 BYD 판매량에 7분의 1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차 출시와 제네시스 론칭 등을 통해 재정비에 나섰지만 전기차 '밍투EV'의 3~9월 판매량은 69대에 그쳤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미 전체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바뀐다는 전제하에 자동차 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전기차 점유율과 내연기관 전환 속도에 따라 매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1분기로 예상되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얼마나 공격적이고 현실적인 전기차 전략을 공개하느냐에 따라 주가와 미래 경쟁력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