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소설이나 만화 등이 게임으로 제작된 것은 70~80년대부터다. 하지만 역으로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진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기술력의 부족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과거에 비해 현대에는 게임 원작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고전 게임부터 최신 게임까지 그 영역도 다양하다. 또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는 인기 게임 ‘위쳐’의 장편 드라마를 제작해 많은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게임 원작 영화나 드라마는 주요 타깃층인 게이머들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낸다. 일단 영화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게이머들의 기대치는 최고조에 달한다. 감독이나 배우의 캐스팅뿐 아니라 예고편 속에서 게임의 요소를 찾는 마니아들도 존재한다. 반대로 게임과 다른점을 꼬집으며 신랄한 비판을 날리는 게이머들도 적지 않다. 배우의 모습이나 CG가 게임보다 못한 수준이라면 영원한 흑역사로 치부되기도 한다.
최종 형태라고 거창한 소개를 했지만 사실상 게임 원작 영화가 크게 성공을 거둔 사례는 반반이다. ‘슈퍼 마리오’는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원작으로 한 ‘세계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다. 하지만 ‘슈퍼마리오’는 원작파괴가 너무 심한 나머지 일반인도 팬들도 외면받은 ‘게임원작 영화 최초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달게 됐다.
망한 게임원작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일본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한 롤플레잉게임 ‘파이널 판타지’다. 불후의 명작인 파이널판타지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전 세계 게이머들이 들썩였지만 진부한 스토리와 캐릭터로 혹평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제작비 1억 6700만 달러에 85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제작사인 스퀘어에닉스가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게임 원작 영화의 마이너스 손 '우베볼'감독의 작품들도 처참한 실패의 역사를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성공작들은 평론가들과 게이머들의 마음 모두를 사로잡는다. 블리자드의 대표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손에 꼽히는 성공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까다로운 북미 게이머들에겐 스토리에서 혹평을 들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흥행에는 성공했다. 그 결과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전세계 흥행 1위, 세계 최초로 4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게임 원작 영화다.
동명의 액션 게임을 원작으로 한 ‘툼레이더’ 또한 주인공 배우로 캐스팅된 안젤리나 줄리의 호연과 원작과의 싱크로로 인해 큰 호평을 받았다. 2001년 개봉한 이 영화는 2019년까지 게임 원작 영화 북미 흥행 1위를 유지했을 정도다.
게임 원작 영화 대부분이 게이머들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영화의 흥망여부는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며, “원작과 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존중과 배려가 보이는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좋은 예시로 2020년 개봉한 ‘슈퍼소닉’을 꼽았다. 세가의 대표 캐릭터인 소닉의 영상화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1차 예고편에 등장한 소닉은 흉물스러운 모습을 한 생명체로 등장해 많은 지탄을 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개봉일까지 늦추면서 소닉의 모델링을 원작에 가까운 모습으로 제작에 돌입했다. 그 결과 슈퍼소닉은 원작재현도, 오마쥬,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개봉 1주차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는 2편을 활발히 제작하고 있으며 소닉 이외에도 인기캐릭터 테일즈와 너클스가 등장을 예고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 게임 속 영상도 영화 같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더 이상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지만 그래도 영화만의 맛이 있는 법이다. 앞으로 또 어떤 게임원작 영화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