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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초기창업 기업의 '키다리 아저씨' 윤종원 행장

금융·비금융 전방위적 스타트업 지원 광폭 행보 눈길
국책은행 '본업' 충실 평가, 새 '수익원' 창출 의지 담겨

 

[FETV=권지현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고 혁신성장을 뒷받침해 한국경제 성장을 지원하겠다.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은 은행과 직원 발전, 중소기업과 고객 성장을 돕고 금융산업과 국가 경제 역동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추진과제라고 생각한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올해 신년사)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국내 초기 창업 기업들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본분을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 모험자본 공급액 4417억원을 기록, 1년 전(2107억원)의 2배가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모험자본'은 상대적으로 경영 성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창업초기 기업 등에 지원하는 자금을 말한다. 설립 3년 이하인 스타트업 등에 대한 지원이 주를 이룬다.

 

단순한 자금 공급만이 아니다. 모험자본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기술·운용체제·관리역량 등에서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는 만큼 이들이 성장을 돕고자 IBK창공 등을 통해 기술금융,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책도 함께 제공한다.

 

'IBK창공'은 창업기업에게 투자‧융자, 컨설팅, 사무공간 등의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2017년 12월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369개 육성기업을 대상으로 투·융자 등 금융 서비스 3926억원을 지원했으며, 멘토링·컨설팅, 기업공개(IR) 등 비금융 서비스 5034회를 진행했다. 지원금액과 서비스 횟수 모두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25일, 의료용 압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초 카테터 전문기업 '바스플렉스'가 육성기업에 선발돼 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은 점은 IBK창공의 지원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에 얼마나 큰 마중물이 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은행은 최근 IBK창공의 주요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창공'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 새로 구축한 '기업진단'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특히 젊은 창업가들의 유입 요인을 높여 전문 솔루션을 통해 이들의 성장을 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연이은 '창업기업 지원' 행보를 보이는 데는 취임 때부터 중소기업의 성장을 강조한 윤종원 행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3월 기업은행의 수장이 된 윤 행장은 화려한 경력을 지닌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대표부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지낸 그는 다른 시중은행장들의 경력과 확연히 비교된다. 평소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성향이지만 OECD 대사로 프랑스 파리에 머문 경험이 바탕이 돼 아직도 와인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에는 한껏 고무된다는 윤 행장.

 

정부 정책을 많이 경험한 그의 이력은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윤 행장 취임 후 기업은행이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이라 표현한 바 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작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때 빛을 발했다.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 거절, 금리 인상, 대출금 회수 등의 통보를 받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각각의 상황에 맞춰 금융지원을 했으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도 마련했다.  

 

윤 행장의 초기 창업 기업 지원은 기업은행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현재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초기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금융상품 제공 등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은행은 벤처시장 내 소외 영역인 창업 초기 시장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의 초기 창업 지원 행보는 스타트업 등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기업에게 득이 되고 은행에게도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맥을 같이 하려는 CEO의 의지에 따라 내년에도 초기 창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