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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신동빈 롯데 회장의 ‘파격’ 한 수…‘BU’ 보내고 ‘HQ’ 채운다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HQ로 실행력 강화된 조직 기대
강희태·이봉철 BU장 실적 부진 책임 안고 퇴진 결정
‘롯데맨’ 일선서 물러나고 외부 인사 영입 등 파격행보

 

[FETV=김수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심의 한 수를 둔다.

 

롯데그룹이 기존 비즈니스 유닛(Business Unit, BU)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eadQuarter, HQ) 체제를 도입한다. 롯데가 BU를 없애는 건 2017년 조직개편 이후 4년 만이다. 업계선 그간의 부진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BU가 없어지면서 기존 BU장들의 퇴진도 잇따랐다. 롯데는 그 자리를 ‘롯데맨’이 아닌 외부인사로 채우면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실행력 강화한 HQ체제 도입…외부인재 영입 눈길 =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조직개편도 단행함으로써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룹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 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어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체제가 교체되면서 BU장들의 퇴진도 뒤따랐다. 무엇보다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외부 인사로 채운 점이 눈에 띈다. 빈자리에는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과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됐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 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관계자는 “김상현 총괄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안세진 총괄대표에 대해선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사 방향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

 

◆강희태 부회장 코로나19 극복 노력…실적은 아쉬워 = 일선에서 물러난 강희태 유통BU장은 유통사들의 구조조정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이봉철 BU장은 재무전문가로서 롯데렌탈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구조조정 및 효율화에 기여했다. 두 BU장 모두 각 사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변화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적에 대한 부분은 아쉽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강 부회장은 대표로 자리했던 2017년부터 롯데 유통사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연결 기준 매출 4조66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73.9% 줄었다. 누적 매출은 11조7892억원으로 3.6%, 영업이익도 983억원으로 40.3% 줄었다. 부문별로는 백화점과 홈쇼핑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에서 매출이 줄었다.

 

특히, 롯데가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 3조 원가량 투자해 내놓은 ‘롯데온’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중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40억원으로 14.0% 줄었고 영업적자도 46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80억원 적자보다 확대됐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3% 줄었고, 적자 규모도 107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은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사업인데, 그 결과가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온의 성적은 아쉽다”며 “맞수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단숨에 2위 자리를 꿰차면서 시장점유율이 15%로 올라선 것과 비교하면 롯데온 시장점유율은 5%에 멈추며 자존심을 구겼다”고 말했다.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롯데는 지난 2017년 3월 BU 체제를 첫 도입했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BU를 조직해 각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각 BU는 계열사들의 현안 및 실적 관리, 공동 전략 수립 등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해왔다. 롯데는 약 5년간의 BU 체제 유지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조직경쟁력 강화 기대 = 롯데에 따르면, 이번 개편한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각 그룹사의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강화함에 따라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계열사 책임경영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