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 알비더블유(RBW)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 흥행으로 ‘따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과 달리 주권거래 첫날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향후 엔터주 흐름에 투자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비더블유는 시초가 대비 3850원 하락한 주당 3만8950원(-9%)에 첫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호가 접수를 통해 공모가(2만1400원)의 두 배인 주당 4만28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따상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알비더블유의 주가는 장초 가격제한폭(+30%)인 주당 5만5600원까지 치솟았다가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결국 하락 마감하게 됐다. 시가총액은 3089억원에 그쳤다.
앞서 알비더블유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719.6대 1을 달성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1만8700원~2만1400원)의 최상단으로 결정지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0%가 희망가를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주문을 받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706.8대 1에 육박했다. 비례청약 경쟁률은 7413.6대 1로 기업공개(IPO)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약증거금은 약 12조4243억원으로 집계됐다. 8000만원을 준비해야 1주를 받을 수 있었을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알비더블유는 작곡가 김도훈 프로듀서(PD)와 음악 비즈니스 전문가 김진우 대표이사가 지난 2010년 설립한 종합 콘텐츠 제작 기업이다. 현재 마마무, 오마이걸, 비원에이포, 원어스 등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또 2500여곡에 가까운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가지고 있어 매출 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알비더블유의 총 매출액 가운데 IP 비중이 50%로 가장 높았다. 보다 불안정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비중은 20%였다.
여기에 지분 35%를 보유한 경영진이 18개월 의무 보유를 확약했다. 상장 초기 주가 안정화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준다는 방침이다. 구주 매출에 나서는 재무적투자자(FI)도 잔여 보유 주식에 대해 짧게는 1개월부터 길면 3개월까지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알비더블유의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25.3배로 같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SM·JYP·YG 등 대형기획사의 평균 PER(67.49배)과 비교해 낮았다. 공모 자금은 콘텐츠 제작 센터 건립과 콘텐츠 기업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하겠다며 수익 다각화도 약속했다.
그럼에도 알비더블유의 주가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알비더블유를 대표하는 걸그룹 마마무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마무의 재계약 문제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며 “상장 당일 급등했다 급락하는 공모주가 다수 출몰했던 분위기와 맞물려 많은 투자자가 일찌감치 차익 실현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장주 하이브(-2%)에 이어 SM(-4.66%), JYP(-2.14%), YG(-2.73%), 큐브(-6.93%) 등 줄줄이 내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팬덤 확대 및 신인 데뷔와 위드 코로나 시행 및 공연 재개 등을 근거로 연예기획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M의 목표가를 기존 9만2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8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삼성증권은 7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8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JYP의 목표가를 5만3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5만2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5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현대차증권은 5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하이브에 대해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50만2000원을 제시했다. KB증권은 이달 들어서만 목표가를 두 차례 올려 결국 50만원에 진입했다.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기존 37만원에서 47만원으로 상향했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의 저명한 음악시상식인 아메리카뮤직어워드(AMA)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과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속 아티스트들의 오프라인 콘서트와 케이팝 팬덤 성장세에 경영 정상화가 예상된다”며 “디어유, 제페토, 두나무 등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이익 기여도와 지분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 전략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