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이란 이솝우화가 있다. 심심했던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며 장난삼아 외쳤다. 소년의 외침을 들은 동네 주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갔지만 늑대는 없었다. 이후에도 소년은 잦은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키다가 결국 동네 주민들의 신임을 잃고 만다. 그러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양 떼가 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최근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메프(티몬·위메프)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우화 속 '양치기 소년'이 떠오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G마켓 창업자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공 신화’로 불렸다. 사건은 지난 7월 8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 사이에서 5월분 판매 대금이 미정산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위메프는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티몬 등 다른 큐텐그룹 산하 계열사로까지 번지며 사태는 삽시간에 커졌다. 정산 지연 사태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된 구 대표는 수습을 위한 해명에 나섰지만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한 순간에 거짓말을 일삼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
“눈에 띄어야 기회도 온다.” 마케팅 대가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그의 저서 ‘퍼스널 마케팅’에서 이제는 개인도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만이 인지도나 개인 브랜드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전문성을 브랜딩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 출간된 이 책은 모바일 혁명과 소셜 미디어 시대 초입에서 이미 개인 브랜딩이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임을 내다보았다. 이러한 트렌드는 비단 마케팅 학자들만의 주장은 아니다. 독일의 금융 전문가 보도 섀퍼(Bodo Schafer)와 같은 여러 금융 혹은 재테크 멘토들도 자신을 전문가로 포지셔닝하고 지명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고소득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도 섀퍼는 그의 저서 ‘부의 레버리지’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문성의 브랜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실제로 깊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전문가'로 자칭하며
"상반기에 시중은행과 경쟁 압력으로 기업고객이 많이 이탈하면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출금리를 낮추며 방어했지만 1조원이 넘는 이탈이 있었다." 권재중 BNK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지방은행들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지방 중소기업까지 확대하면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더욱 압박받고 있다. 실제 4대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의 지난 6월말 기준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39조4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8조3450억원)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6%, 0.3%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292조4268억원으로 지난해 말(1233억원402억원)으로 4.8%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지방은행들의 부진은 시중은행 간의 치열한 영업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최근 서울시가 각종 노인 복지 혜택을 주는 연령 기준을 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시도 올해부터 지하철 무임승차 나이를 66세로 한 살 높여 단계적으로 오는 2028년 70세로 높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렇게 지방자지단체들이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려는 움직임의 배경에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의 나이 기준을 조정하지 않으면 더 이상 복지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 65세가 되면 교통비는 물론 노인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산세 감면, 연말소득공제, 건강검진, 노인 일자리 등 여러 지원의 대상이 되고 복지 혜택이 다양해져 지자체들의 재정적인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노인이나 고령자의 정의는 법률이나 제도에 따라 다르며 일률적인 기준은 없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하고 있다. 1956년 국제연합(UN) 보고에서 당시의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수준을 토대로 65세 이상의 인구를 고령자 인구라 했다. 나아가 65세 이상 인구의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령화율로 정의해, 고령화율이 7%를 넘은 사회를
[FETV=박제성 기자] 국가, 기업, 개인 등 누구든지 0부터 9라는 '숫자'와 같이 살아 간다. 숫자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식별 기능을 비롯해 경제 생활의 필수인 '돈'의 크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자신감, 욕망, 분노, 좌절 등의 복잡 다양한 감정으로 표출될 만큼 위력적이다. 기업들 역시 최대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본, 인력, 시간 등 가용한 자원을 모두 쏟아 붓는다. 기업에서 숫자는 업무 시작에서부터 최종 결과물인 실적으로 나타난다. 그레서 기업은 실적(숫자)에 민감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근간이 바로 자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은 농사를 풍성하게 했는지 혹은 흉년이 됐는지 등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에 관점에서 숫자와 가장 밀접한 키워드는 실적이다. 기업의 실적은 현재 개최 중인 파리 올림픽과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등수다. 동종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기업간 경쟁을 할 경우 실적이 누가 더 많냐? 혹은 시가총액은 누가 더 많냐 등을 놓고 업계 사람들은 비교한다. 글로벌 넘버 1 기업의 모습은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수상자처럼 해당 분야의 세계 톱
"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업이 스마트밴드를 개발했습니다. 신체 리듬과 밸런스를 정확하게 측정할 정도로 기술 면에서 뛰어났죠. 그러나 이 디바이스를 헬스케어 용도로 만들다 보니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외면했습니다. 접촉했던 모든 벤처캐피털(VC)은 투자를 거부했죠. 결국 이 회사 대표는 급여 체납이 수개월째 지속되자 직원들을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정부 과제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에 소개된 사례다. 이 기업이 적기에 투자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 창업가들이 투자 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투자'는 '생존 1법칙'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년차 전국 소상공인 생존율은 64.1%다. 5년차 생존율은 약 30%로 절반으로 준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5년차 기업 생존율이 10%포인트 이상 낮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각국의 창업 5년차 생존율'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1.7%인 반면 우리나라는 29.2%였다.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다. 폐업 신고를 한 사업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는 글로벌 비즈니스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 들어갈 프로필을 다시 정리했다. ‘나’라는 사람의 커리어를 한마디로 무엇이라 표현해야 하나. 음.…무난하게 ‘홍보전문가’, ‘PR Expert’라고 적었다. 플랫폼을 검색해보니 전세계에 엄청나게 많은 홍보전문가들이 있다. 이 수많은 세상의 모든 홍보전문가들 아니 글로벌은 차치하고 국내에 있는 수많은 홍보전문가들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홍보’라는 일이 앞으로의 세상에서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적인 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이정진 전 서울대 교수가 쓴 ‘초연결사회와 보통사람의 시대’라는 책을 보면 앞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이 고급 두뇌활동을 대신하게 되면서 ‘전문가’ 혹은 ‘전문직’이라고 일컬어지는 일자리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이미 AI 로봇이 기사를 쓰고 신진국의 대형 법률사무소에는 로봇들이 배치돼 수백만 건의 서류를 읽고 정리하며 그 많은 서류에서 그 어느 법률가도 찾아내기 어려운 패턴을 참지하고 놀라운 속도로 편집한다. 어차피 인공지능 컴퓨터에 지게 되어 있다는 암울한 전망 속에 전문가로 살아남을 길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허튼 짓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는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무슨 일이 있든 무작정 가만히 있거나 침묵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번 기자수첩에서 기자는 강력범죄의 원인, 중독물질 주장 등 미디어의 연례행사와 같은 ‘게임 탓’ 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두 달이 다되어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제작진의 추가 해명문은 없는 상태며, 해명마저 지지부진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속담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부정적 의미의 결정체다. 해당 방송에 대해 게이머들은 여전히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게이머들의 분노게이지는 여전히 높아지기만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에 대해 성(性) 상품화를 지적하고, 나아가 한국마사회 내 성 비위 문제라는 뜬금없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서 게이머들의 공분과 조롱을 사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바닥인 대다수 국회의원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한국마사회의 환장의 콜라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마무스메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서브컬쳐 게임 중 건전
"대면 인터뷰 가능합니다. 7월 중 가능한 시간 주시면 맞춰보겠습니다."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의 화답은 올해 몇 안되는, 마음이 '시원해진' 순간이었다. 인터뷰 내내 생각했다, '내가 이 회사에 대해 몰랐던 게 정말 많았구나. 심지어 간판인줄 알았던 A사업이 비주력, 것도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었다니'.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겠는가. 그가 내뱉은 말을 통해 회사의 과거가 해석됐고 현재를 이해했으며 미래는 어렵지 않게 그려졌다. 이제 막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세운 스타트업 대표가 이럴진대, 총영업이익 5조원안팎을 거두는 금융그룹·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어떠해야 할까. 현장에서 만나는 금융권 CEO들은 소통에 인색하다. 다른 산업군 CEO에 비해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뻔한 멘트 외에 CEO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를 물었다. '업의 안정성' '당국 눈치보기'라는 답이 또 돌아왔다. 그렇다고 기자들을 부르는 것도 아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6대 은행(5대은행·기업) 수장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질문을 대면한 CEO는 김성태 기업은행장뿐이다. 한 대형 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자영업 대출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등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빚)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채의 질적 지표인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면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자영업자 연체율 증가는 부실화 위험도가 높은 부채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이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약 570만명 수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23.5%(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취업자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인 셈이다. 한국의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미국(6%), 일본(9%), 독일(8%), 캐나다(7%) 등 주요 국가에 비해 훨씬 높다. 내수 침체가 오래가면서 자영자 대출 연체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 기준 3.16%였던 것이 3개월 만에 1.02%포인트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