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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순익 1조 달성"...취임 약속 지킨 한투 정일문, 남은 과제는?

사모펀드 사태 수습 필요...투자 원금 전액 보상 등 착착

 

[FETV=이가람 기자] “1년 내 영업이익 1조원, 3년 내 순이익 1조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 일상화 ▲자원 활용 최적화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 ▲해외 현지법인 안착 ▲고객 중심 영업을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2019년 1월 7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취임식에서 한 약속을 지켰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 넘게 벌어들이면서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증권가를 휩쓸었던 사모펀드 사태 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5일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7억원으로 전년(4811억원) 대비 121.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4208억원)과 비교해 186.2% 성장한 1조2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정 대표가 30여년간 몸담았던 사업부인 투자금융(IB)부문의 성과가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 5769억원 중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억원으로 전체의 34.8%에 육박했다. 카카오뱅크와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면서 얻은 지분법 이익도 쏠쏠했다.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분 26.97%에 대해 세전 기준 4758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해외 현지법인도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뉴욕 법인은 워싱턴 D.C.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 건물 인수금융 딜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자금 조달을 마쳤다. 오랫동안 주춤했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공모 사채 발행 업무와 제조업체의 IPO를 맡으며 동남아 지역에서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

 

브로커리지(BK)부문도 선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 BK 수수료로 925억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987억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주식시장 월·일평균거래대금 축소세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자산관리(WM)부문은 금융상품판매로 약 60억원(7.8%) 증가한 82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첫 공채 출신 수장에게 걸었던 임직원들의 기대에 정 대표가 성공적으로 부응하면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게 내 줬던 선두 자리 역시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올 4분기 디어유, NH올원리츠 등 IPO 및 삼성중공업, 진에어, 자이언트스텝 등 증자 주관이 예정돼 있어 실적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주식자본시장(ECM)에서의 분발로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최대 연간 지배순이익 1조7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것도 긍정적이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냈는지 알려 주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높을수록 영업활동을 효율적으로 했다는 의미다.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ROE는 올 상반기 19.3%로 나타났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할 수 있는 유일한 증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사모펀드 사태 해결이다. 지난 9월 말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얽혀 있는 분쟁은 중·반복을 제외하고 총 344건으로 타 증권사(미래에셋증권 232건·NH투자증권 116건·삼성증권 130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고와 관련한 소 제기로 알려져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6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 사모펀드를 판매한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했다. 사고가 난 상품 가입자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보상하겠다는 내용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내린 결단으로 풀이된다. 보상이 결정된 상품은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젠투, 팝펀딩(헤이스팅스·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문화콘텐츠·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다. 이들 사모펀드의 총 판매액은 약 1584억원(806계좌)으로 추산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소 제기 건수가 많은 것은 사모펀드 손실 보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데에 따른 현상”이라며 “지난 2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들여 사모펀드 피해 금액 보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