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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그룹 ‘3형제’, 코로나 역효과 지속된다

현대차·기아, 실적은 올랐는데...판매량 떨어지자 ‘한숨’
현대모비스, 수익성 최악...반도체·운임료 문제로 뒷걸음
반도체 사태, 해결 오리무중…美 엄포에도 물류 대란 여진

[FETV=김현호 기자]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형제가 줄줄이 신통치 않은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기아의 실적은 올랐으나 반도체 부족 사태로 판매량은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의 출고량이 감소한 영향에 운임료 부담까지 겹치치면서 신통치 않은 실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3형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코로나19의 역효과가 지속될 예정이다.

 

 

◆현대차 3형제, 반도체·운임료 부담에 기대 이하=현대차 판매량은 89만8906대로 전년 동기대비 9.9% 감소했고 기아도 8.6% 줄어든 68만441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매출은 모두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를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선포하며 야심 차게 출시했던 아이오닉5와 EV6의 순수전기차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출고에 애를 먹었던 영향이 컸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는 반도체 수급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는 차량 수요가 높아지자 반도체 주문을 늘렸지만 제조사들은 마진이 크지 않은 탓에 생산하기를 꺼려 하고 있다. 차량 1대 당 차량용 반도체의 원가는 전체 2~3% 수준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언택트(비대면) 특수로 IT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 주문량이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제조사들 입장에선 생산량을 확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세타2 직분사 엔진 리콜 등과 관련한 충당금 설정의 영향이 컸다. 세타엔진은 현대차가 독자적인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보유하게 만든 상징으로 분류되지만 당시 차량이 멈추거나 화재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리콜 조치에 나서겠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조3163억원, 1조3403억원을 반영했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9조989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57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며 23.5% 감소했다. 이는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완성차 출고량이 감소하자 크게 영향을 받았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류비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29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 대비 4배 이상한 4567.28을 기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소비문화로 물동량은 증가한 반면, 컨테이너 운송기사가 없어 적체 현상이 심화 됐기 때문이다.

 

실제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해운업계의 정시성은 34.0%에 그쳤다. 10척의 선박 가운데 4척도 정해진 배송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달 항공 화물 운임지수 TAC 인덱스의 홍콩∼북미 노선 화물운임은 1kg당 9.74달러로 전년 대비 80% 상승했다. 해운 운임이 치솟자 화물기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에 현대모비스의 운임 부담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2분기에만 운반보관비만 806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운임료로 약 400억원을 반영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아지기 어렵다” 4분기 전망도 불투명=4분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 백신효과로 경기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지만 반도체 문제의 해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워 판매량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4분기에도 지속돼 장기화 될 우려가 있다”며 “자동차 생산도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에어백을 터뜨리는 기본 용도부터 전·후방 카메라, 전자열쇠, 운전자의 지문을 인식하는 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기존 내연기관차에 쓰이는 반도체는 300여개에 불과하지만 전기차는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출장 이후 귀국길에서 반도체 수급난에 대해 “내년 1분기에나 완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해운 운임도 골칫거리다. 지난달 15일부터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그동안의 상승폭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고 이마저도 단기 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물동량의 40%를 책임지는 롱비치항에만 100척 가까운 선박이 대기하고 있고 블룸버그는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화물선이 많아 병목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월마트, 타겟 등 대형 유통·수송업체와 협력해 주요 항구를 24시간 운영하는 비상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협조하지 않는 기업은 소환하겠다며 압박했지만 적체 현상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항만을 24시간 가동해도 하역되는 컨테이너가 쌓이면 물류 대란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며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기사들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