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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Why] 포스코, 3분기 이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한다는데...왜?

‘역대 최대’ 포스코, 판매가 올리자 실적 치솟아
4분기도 실적 오른다고 하지만...원료탄 가격 4배 올라
원재료 부담 있지만...중국發 감산 정책에 “판매단가 유리”

[FETV=김현호 기자] "3분기 이어 4분기도 가즈아~!"

포스코의 올해 3분기는 축제 분위기였다. 당초 예상대로 3분기중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철광석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강재값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던 영향이 컸다는 게 포스코의 분석이다.

 

포스코의 이같은 호성적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료탄 가격 부담에 스프레드(제품가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값)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은 악재로 분류되는 항목이다. 현재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수급 불균형이 커지면서 철강업계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한 반대 시각도 있다.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 정책으로 원료탄 부담이 기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생산량이 줄어들어 국내 철강사들에 가격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해석도 긍정적 시그널에 평가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4개월여 앞둔 중국은 철강 생산량을 가파르게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납품가격 오르자...창사 최대 실적=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6370억원, 영업이익은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45%, 366%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 1968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란 게 포스코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품 생산량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 수요산업 호조로 제품 판매량도 동시에 증가했다.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부담을 덜어냈고 납품 단가가 오르자 호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철광석 가격은 7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톤당 200달러가 넘었던 철광석은 9월 말에는 올해 들어 최저치인 93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면, 국내에 유통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 가격은 7월 대비 5만원 떨어지는데 그쳤고 오히려 철근과 열연은 각각 4만원, 2만원 상승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7월까지 높은 수준이 지속됐던 철광석 가격 영향으로 원재료 투입단가가 상승했지만 조선용 후판과 냉연도금재의 가격이 인상돼 탄소강 ASP(평균판매가격)가 당초 예상을 훨씬 상회해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철강 가격 급등에 따른 해외 철강 자회사들의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사상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4분기는 스프레드 축소”=올해 4분기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에는 이견이 없지만 원료탄 가격은 고민거리다. 전 세계 산업이 회복되면서 고로(용광로) 가동률이 높아진 반면,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일 때 사용되는 원료탄은 철강 생산 단가의 2~30%를 차지한다. 철강업계 입장에선 원자재 부담이 높아진 것이다.

 

산업부에서 밝힌 제철용 원료탄(호주산 프리미엄 강점탄 기준) 가격은 이달 26일 기준, 톤당 399.92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원료탄은 지난달 22일 처음으로 400달러 선을 돌파했고 23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411.0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390달러 대로 내려가긴 했으나 줄곧 400달러 안팎을 나타내며 역사적인 고점을 형성하고 있다.

 

원료탄 가격이 오르자 4분기는 스프레드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서 이윤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강점탄 가격 상승 영향으로 4분기 투입 원가가 상승하며 스프레드는 전분기 대비 축소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석탄은 중국이 올해 환경·안전 이슈로 공급을 줄였으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서 하루 생산량을 증산하는 권고책을 내렸으며 또 몽골탄이 늘어나는 등 수입 여건도 개선됐다”며 “내년도 수준은 200달러 초반으로 보고 있으며 다만, 발전용 원료탄이 강세인데 기조가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강점탄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생산량 줄이는 中, 타이트한 수급에 환호=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경기 위축 ‘시그널’이 울리면서 철강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2위 부동산 기업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파산 위기에 몰린 가운데 최근에는 전력난까지 겹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친환경 정책으로 철강 생산량을 줄이고 있어 기회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레버리지 규제와 공동부유 정책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헝다는 부채만 1조9700억 위안(약 360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는 지난주, 980억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며 급한 불은 꺼둔 상태지만 현재 쌓여있는 부채만 360조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이달 29일과 다음 달 11일에도 이자 지급을 마무리해야 하며 올해 추가로 갚아야 할 채권 이자도 4건이나 있다. 헝다는 중국 전역에서 약 1300여개의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중국의 건설 경기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중국은 또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로 중국을 조사해야 한다”는 등 직격탄을 날리자 석탄 무역 제재를 내려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소고기를 시작으로 보리·석탄·와인·구리 등 호주산 제품에 수입을 규제한 데 이어 6월에는 자국민에 호주 방문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무역 제재로 경제적 타격을 주려 했지만 세계 최대 수출국 중 한 곳인 호주의 석탄 수입이 줄어들면서 현재 중국은 생산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발(發) 경기 위축이 우려되지만 포스코가 4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중국의 감산 정책 때문이다. 중국은 탄소중립을 위해 고로 가동률을 줄이고 있다. 원료탄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만큼 생산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2월 예정된 동계올림픽으로 대기질 개선이 필요한 만큼 철강 감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중국은 관련 부처가 철강 감산 추이를 점검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에 착수하며 철강사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중국의 상반기 조강 생산량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 크게 줄어들고 있다. 7월과 8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13.2% 줄었으며 지난달에는 21% 감소한 7375만톤을 생산하는데 그쳤다. WSA는 “중국의 철강 수요는 7월부터 감소했다”며 “부동산 시장의 둔화와 중국이 철강 생산에 상한선을 두면서 급격하게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및 내년 1분기까지 견조한 실적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중국이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기조를 유지하는 한 중국의 조강 생산 축소 및 수출 억제 정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급이 축소되면서 철강재의 수급 및 판매단가는 과거 대비 유리한 수준에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