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16억달러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로 기업의 수출·결제대금 예치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1년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42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6억달러 늘었다. 증가폭은 전월(4억7000만달러)보다 커졌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4월 사상 최고치인 948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했으나 지난 8월 증가 전환한 뒤 2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는 달러화예금과 위안화예금이 동시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예금의 경우 일부 기업의 수출대금 및 금전신탁 만기도래 자금 예치 등으로 기업의 해당 예금이 증가했으며, 위안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해외투자 회수 자금 예치 등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달러화예금 잔액은 821억5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17억7000만달러 늘었다. 특히 법인 달러화예금이 22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면서 달러화예금 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달에는 기업 수출대금 예치 규모가 현물환 매도 규모를 크게 넘어서면서 달러화예금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8월 말 1161.1원에서 9월 말 1170.4원으로 한 달 사이 9.3원 올랐다.

지난달 위안화예금 잔액은 16억2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000만달러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 외화예금은 25억4000만달러 늘어난 838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9억4000만달러 감소한 103억6000만달러로 나타났다.

기업 예금은 757억6000만달러로 21억달러 증가한 반면, 개인 예금은 184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5억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