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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FE리포트]"LNG선 150척 발주 초읽기"...현대중공업, 미소짓지 못하는 까닭은?

환호성 지르는 K-조선, LNG선 앞세워 수주량 대폭 늘어
카타르發 LNG선, 4분기 출격 예고…23조원 물량 쏟아진다
현대重, 사우디-카타르 정치적 관계 영향받나…“도크가 중요”

[FETV=김현호 기자] 올들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수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값 비싼 가격에 건조되는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부문에선 조선 3사의 전체 물량 싹쓸이가 예견되고 있다. 조선업계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 지난 2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4분기에는 카타르발(發) LNG선 발주가 예측되고 있어 조선업 호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슬롯(선박을 만드는 공간) 계약을 맺은 조선 3사 입장에선 1년3개월 만에 첫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이들 조선 3사는 총 23조원 규모의 선박을 나눠 건조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간 정치적 문제로 수주 물량이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치솟는 LNG수요에 이 같은 우려는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수주훈풍 분다...선가는 10년 만에 최고=조선업계는 수주 훈풍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세계에 발주된 선박은 총 3239만 CGT(표준화물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165% 증가한 것으로 이중 한국은 329척 규모의 1366만 CGT를 수주했다. 이는 같은 기간 406% 오른 수치로 전체 물량 중 42%에 달했다. 한국은 지난달에만 16척(78만 CGT)을 확보해 중국(23척, 37만CGT)을 크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고무적인 부문은 치솟는 선가와 함께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 수주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8월 신조선가지수는 145.8포인트로 지난 2011년 9월(140.6포인트) 이후 10년 만에 140포인트대를 회복한 상태다. 신조선가지수가 100포인트 보다 높으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또 주요 선박 가운데 건조 가격이 가장 높은 LNG선은 올해 발주된 38척 가운데 한국이 37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8월 누계기준, 22.1%에서 올해 44.9% 급증했는데 이는 올해 발주가 한국 조선사들에게 유리한 초대형 LNG선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규수주 호조로 주요 조선사들이 2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대형선 건조 슬롯이 부족해지면서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비용증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올해 말 지수는 150~155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는 카타르發 LNG선 수주가 온다=이달 24일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 하고 있는 LNG선(17만4000m³)의 건조 가격은 2억200만 달러(약 2375억원)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2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올해 초 대비 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려 하는 가운데 친환경선으로 분류되는 LNG선은 조선사들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평가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오는 2050년까지 70% 감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조선사들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선박을 건조할 필요가 있다. 무탄소 선박은 주로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암모니아 등을 원료로 하는 무탄소 선박 비중이 2040년대가 되면 LNG선을 추월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소와 암모니아의 활용도를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다만, 아직 기술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무탄소 선박을 개발하기 전까지 LNG선은 친환경선박의 대안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LNG선은 기존 연료 대비 황산화물을 99% 저감하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은 장점이 있다. 미국 석유가스회사 쉘(Shell)에 따르면 2040년 LNG 수요는 2019년대비 3억톤 이상 늘어난 7억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카타르의 LNG선 발주 확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대형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대규모 LNG선 발주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카타르는 LNG 생산량을 7700만톤에서 2027년에는 1억2600만톤까지 확대하기로 계획했다.

 

지난해 조선 3사는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100척 이상의 LNG선 슬롯 예약을 맺었다. 당시 QP는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국내 조선 3사와 함께 총 150척 가량의 슬롯 예약을 맺었다. 이중 국내에서 건조될 LNG선 물량은 135척으로 추측되고 있다.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당시 계약은 약 2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대重, 카타르 수혜 실패?...“슬롯이 중요”=카타르가 LNG선을 발주할 경우 조선 3사는 각각 건조할 예정이지만 현대중공업은 경쟁사 대비 수주량이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외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관련 첫 번째 발주 물량은 최대 20척 내외이며 10월중 이를 건조할 조선소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현대중공업은 그룹이 다른 LNG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전략적 파트너인 사우디와 카타르의 정치적 역학 관계로 경쟁사 대비 적은 물량이 배분될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현대중공업과 지난 2016년 합작 조선소를 설립했고 2019년에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가 됐다. 또 그룹 승계를 앞두고 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단독회담을 했고 올해 3월에는 아람코와 친환경 수소·암모니아를 활용한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의 우방 국가인 사우디는 지난 2017년 6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와 함께 테러집단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3년7개월 만인 올해 1월, 항공편을 재개하는 등 외교관계를 복원했지만 리비아 내전 등 종교적 문제로 아직까지 관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디와 카타르 간 정치와 종교적 문제가 엇갈려 있어도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가 과거 LNG선을 발주했을 때 현대중공업도 수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탄소중립으로 LNG선에 대한 수요와 니즈가 늘어나고 있어 조선사들의 도크 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우디와 친하다는 이유로 수주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