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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홍의현 기자] 2년 9개월 만 기준금리 인상에 보험과 카드·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익을 기대하는 반면, 카드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고정금리 여신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으로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모아 주로 채권 등에 투자해 자산운용 수익을 올리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운용자산 중 채권은 생명보험사가 47.9%, 손해보험사가 36.1%를 차지했다. 또 금리 상승으로 운용자산수익이 증가하게 되면 이자역마진에 대한 부담도 한결 덜 수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수익률이 악화하면서 과거 판매했던 7~8%대 고금리 상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손해를 입고 있다.
다만 올 초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실질적인 자산운용 수익 증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그동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 확충에 나섰던 보험사들도 금리 상승에 따른 높은 이자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보험사들이 운용하던 채권은 대부분 장기채이기 때문에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큰 수익을 얻는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하반기에도 금리인상이 예견되는 만큼 신규 투자건에 대한 수익률 증대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업권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들은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사실상 채권 발행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조달 원가도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대출금리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드사들은 올해 오픈뱅킹이나 마이데이터와 같은 신사업 투자를 위해 채권을 지난해보다 많이 발행한 상황이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만약 카드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이 줄고 기업 투자도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자마자 카드론 등 대출금리를 바로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저축은행들이 취급하는 대출상품이 대부분 변동금리가 아닌 고정금리 형태를 띠고 있어 타 업계에 비해 민감도가 낮다. 오히려 은행과 카드·캐피탈사 등이 여신 금리를 높여 저축은행 대출 수요가 늘면 예대율(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를 높여 수신고를 채울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지난 2008년 8.5%까지 높아졌다가 2009년 말 기준금리가 2%까지 인하되자 함께 추락해 2010년 5월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15%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6월 기준금리가 다시 3.25%로 오르자 같은 해 9월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5.14%까지 올랐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에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크게 늘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