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서윤화 기자] 보험사들이 ‘암보험’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장기만 보장하는 ‘미니 보험’ 형태의 상품까지 출시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손해보험사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도 기존 보험사와 손잡고 암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암보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출시한 보험상품 65개 중 15%에 해당하는 10개 상품이 암보험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이 보험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된다. ABL생명의 경우 올해 출시한 4개 상품 중 3개가 암보험 상품이다. 미니보험 형태로 나온 암보험도 있다. 이 상품은 위암·폐암·간암·췌장암·담낭·담도암 진단시 보험금을 지급한다. ABL생명 관계자는 “암보험 출시는 보장성 보험을 좀 더 견실하게 하기 위함이며 꾸준히 판매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미니 암보험을 내놨다. 메트라이프가 내놓은 미니암보험은 월 5000원 수준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장 받는 상품이다. 발생빈도가 높은 주요암 보장 또는 특정한 종류의 암을 소비자가 선택해 보장한다. 지난해에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미니암보험을 내놨으며, 올해는 삼성생명도 미니암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암보험 시장에는 빅테크 업체도 발을 들이고 있다. 손해보험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최근 손보업계 상위사인 DB손해보험과 손잡고 ‘카카오페이 전용 암보험’을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암진단비와 수술비·입원 일당 등 필수적인 암 보장 이외에 암으로 진단 확정된 경우 제휴 업체를 통해 가사 도우미를 지원해주는 서비스도 포함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장기손해보험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꾸리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건강보험을 통해 손보사 설립 전부터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암보험 상품은 '미니보험'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출시되거나 새롭게 업계에 뛰어든 업체도 관심 가질 만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암보험 상품 출시에 적극적인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암으로 인한 국내 사망률이 37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보험 상품 트렌드가 '건강보험'으로 맞춰지면서 건강보험의 대표적 상품이 암보험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니 암보험' 상품은 젊은 층 유입을 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암보험은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가 높은 편이지만, 미니보험 형태를 띄게 되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문턱이 낮아진다. 또 온라인과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가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미니 암보험 시장 확대에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부담 등으로 암보험 상품에 처음 진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미니보험을 통해 가입할 수 있게 됐다”며 “가입 문턱이 낮아져 미니보험을 포함한 암보험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가입 시 꼼꼼하게 계약 내용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담보의 보장 금액 및 보험료도 다르기 때문에 상품을 비교하는 것은 필수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이용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상품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는 나이·생년월일·성별 등의 정보를 넣으면 회사·상품별로 비교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