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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포스코 현대제철 그리고 동국제강"...철강빅3, 가격하락에도 미소짓는 까닭은?

철광석 가격 160달러까지 떨어져...올해 3월 이후 141일 만에 ‘최저’
중국 감산조치 영향받은 듯…전방산업 강세에 강재값 떨어질지는 ‘미지수’
건설업계 ‘철근대란’, 조선업계 ‘수주대박’…견조한 수요에 철강사 수익 ‘이상무’

[FETV=김현호 기자] 파죽지세로 치솟던 철광석 가격이 3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200달러를 웃돌던 철광석 가격이 이달 들어 160달러대로 하락하는 등 뚜렷한 약세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어지는 경기 부양책이 마르기도 전에 가격 하향곡선이 가파른 상황이다. 원재료값이 감소하면서 상반기 역대급 기록을 달성한 철강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중국의 감산조치가 철광석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팽배한 가운데 철강업체들의 실적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는 여전히 강하고 중국의 강재 물량이 국내에 유입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환경규제로 강재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수출 우대를 없애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철강석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업체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톤당 163.52달러 기록...철광석 가격 141일 만에 ‘최저’=철광석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가격은 16일 기준 톤당 163.52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에 달했던 올해 5월12일(237.57달러)과 비교하면 31% 감소한 수치다. 지난 13일 가격은 162.07달러로 3월26일(161.3달러) 이후 141일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공개한 철광석 가격도 13일에는 톤당 163.24달러로 집계돼 지난 3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을 나타냈던 이유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잇따른 경기부양책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효과까지 겹치면서 이동량이 늘어나자 철강 수요가 증가한 점도 철광석 가격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이자 소비 국가인 중국이 감산 정책을 펼치면서 철강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중국은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 생산량을 줄이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당산시와 허베이성 한단시가 생산제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으며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는 당산시의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고로(용광로)를 통한 철강재 생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고로가 대기오염물질인 유연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정책을 위한 감산조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철강산업은 탄소배출에 15% 가량을 차지한다.

 

4분기에도 중국의 감산조치는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중국의 상반기 조강(쇳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5억6330만톤으로 집계됐다. 생산제한 조치에도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중국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들어온 것이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탄소 저감을 위해 5월부터 올해 말까지 전체 재고에 3배 규모인 4600만톤의 생산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원자재값 떨어졌는데...강재 가격도 영향 받을까=그동안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납품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있었다. 이달 초, 국내에 유통된 열연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94% 오른 톤당 130만원을 기록했다. 열연은 철강산업의 기초 소재로 자동차의 휠과 철구조물, 강관용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된다. 이밖에 철근은 122만원, 후판은 130만원으로 집계돼 같은 기간 각각 85%, 97% 증가했다.

 

원자재값 부담이 줄어들면서 향후 강재 가격에 관심이 모아진다.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던 철강업계는 하반기 수익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고 조선과 건설업계 등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조선업계는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이 오르자 이를 대규모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하면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전방산업이 살아나면서 강재 가격의 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 때 철근 가격이 떨어진 바 있는데 건설산업이 살아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른 바 있다”며 “철광석 가격이 떨어져도 전방 수요가 견조하면 강재 가격이 떨어지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는 코로나19 재확산과 폭염이 이어지자 위축됐지만 건설현장에서는 철근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가 생산한 철근은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강재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잇따른 수주 훈풍이 불고 있는 조선산업은 발주량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7월, 1276만 CGT(표준화물톤수)를 수주했다. 이는 2008년(1550만 CGT)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선박 가격을 뜻하는 신조선가지수도 크게 올랐다. 이달 초 지수는 9개월 연속 오른 144.5포인트로 10년 만에 14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고무적인 부문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8월 국내 조선사가 일감을 싹쓸이 하고 있는 LNG선은 500만 달러 상승한 1억9600만달러(약 2291억원)에 달했다. 또 1만3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3850만 달러로 집계돼 전월대비 850만 달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컨테이너선은 지난 7월까지 326만TEU가 발주됐는데 올해에는 2007년(330만TEU)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철강사들은 하반기 실적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1749억원, 현대제철은 6042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6%, 1708%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감산 조치에 들어간 중국이 수요 위축을 이유로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선점도 긍정적이다. 중국은 최근 열연과 철근에 이어 냉연도금재 등 23개 철강재에 대한 수출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없애기로 했다. 중국 철강사들의 수출이 어렵게 되자 글로벌 철강재의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사들 입장에선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납품단가를 의도적으로 줄일 이유도 사라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 가격과 역내 가격 스프레드(차이)가 재차 확대되면 수출세 부과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